Home 모심의눈 칼럼

칼럼

게시글 검색
"시험대에 선 2015년, 위기에 대비한 지혜로운 선택과 결단이 필요하다"
2015-03-04 09:47:00

* 동향분석 보고서 『모심의 눈 살림의 길』13호에 실린 글입니다. 

글 정규호 (모심과살림연구소 연구실장)

 

 

2015년 지금 우리는 과연 문명화 된 사회에 살고 있는가?

 

지난 20세기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총량에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또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통한 대량살상과 독재의 어두운 그림자를 뒤로하고 민주주의가 진전되는 정치적 성과도 만들어냈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냉전 체제의 종식과 함께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승리에 대한 확신이 확산되기도 했다. 한편, 현대 산업사회의 물량적 성장 체제가 야기한 생태계 파괴가 지구적인 위기로 등장하자, 경제-사회-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대안적 발전 모델로 채택하는 국제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천년이 시작된 지 15년이 지난 2015년 현재, 우리는 과연 지금 문명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고, 수많은 희생을 대가로 발전시켜 온 민주주의가 오히려 퇴행하고 있는 모습들을 자주 목격하고 있다. 이념과 종교, 민족의 차이를 내세운 전쟁과 테러는 21세기에 들어서 새로운 양상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고, 세계평화에 대한 인류의 염원을 무색할 만큼 ‘국익’을 앞세운 국가 간 지정학적 갈등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각종 재난과 사고, 빈곤과 괴질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무참히 목숨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을 세계인들은 실시간으로 무기력하게 지켜보고만 있다. 계속되는 테러와 전쟁, 이슬람국가(IS)의 끔찍한 인질 참수에 대해 세계는 아직 뚜렷한 답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러시아는 크림공화국 합병과 우크라이나 내전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고, 미국은 이슬람국가 테러에 대한 선전포고와 함께 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가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지 않을지 우려가 앞선다. 세계평화의 균형자 역할을 자처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그동안 수많은 생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나 세상의 평화는커녕 오히려 자살폭탄과 같은 피의 보복을 계속 양산시켜 왔던 점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는 계속되고 있고 불평등과 부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문제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내기 위한 협력과 통합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고 국가 간 패권적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다 극단적이고 반사회적인 세력들이 등장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금 인류는 민주주의와 문명화 된 사회를 향한 거대한 시험대에 서 있다.

 

 

불확실한 세계경제 흐름 속에서 한국형 장기 침체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2015년 세계경제는 여전히 회복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급속한 유가 하락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산유국과 일부 신생국가들을 중심으로 위기를 연쇄적으로 확산시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작년 말부터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유가 하락의 배경에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전통 석유시장을 위협하는 셰일오일 업자들 간의 원유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패권다툼이 자리하고 있다. ‘석유전쟁’을 통해 에너지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경제적 붕괴를 통해 러-중 동맹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하는 미국, 그리고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을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로 삼아 유럽에 대한 압박을 통해 출구를 찾으려는 러시아의 치열한 싸움이 진행되면서 세계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양적완화를 종료한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세계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만만치 않다. 초강대국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 시장에 유입되었던 달러의 급속한 유출을 가져오게 되는데, 부채 규모가 큰 국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자국 금리도 올릴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경제는 침체되고 민간 소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 경우 금리 인상은 높은 부채를 진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소비여력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가계의 부실과 파산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가계부채 증가의 80%를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와 부동산 거품의 붕괴는 정부와 기업, 금융권과 가계 등 사회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저성장, 저물가, 저소비, 저투자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 하락에 따른 부담과 미국의 금리 인상의 영향이 더해져서 수출 기반 경제에 대한 부담이 특히 클 전망이다. 여기에다 기업과 가계의 소득 불균형은 점점 커지고 있고, 가계의 소득증가는 미미한 상황에서 높은 부채 부담과 노후에 대한 불안감은 소비를 더욱 위축시켜 ‘한국형 장기침체’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경제와 사회의 동시적인 위기 상황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가 동반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노후에 대한 불안감은 고령층은 물론 젊은 층의 지출도 함께 줄이고 있다. 노인 빈곤 문제는 부모 부양으로, 청년 실업 문제는 자녀 부양으로 양쪽 세대 모두에게 부담을 줌으로써, 세대 간 일자리 경쟁 문제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이미 OECD 국가들 평균보다 4배 이상 높고, 노인 자살률 또한 OECD 국가 중 1위인데, 빠른 고령화로 노후준비를 못한 노인 세대의 불안정한 삶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청년들이 처한 삶의 여건 또한 녹록치 않아서, 이미 작년 말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불량노동, 불안전한 노동, 심지어 노동의 기회조차 박탈당한 청년 세대의 문제를 어느 누구도 책임 있게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위 '열정 페이' 문제도 마찬가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노년층이 사회에서 버려지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경제적 가치가 없으면 가차 없이 버려버리는 자유시장 경제 모델의 ‘일회용 소비문화’를 지적하고 있다.

 

 

거센 개방화의 물결 앞에 놓인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길은?

 

우리나라의 사료를 제외한 곡물자급률, 즉 식량자급률은 지난해 47.2%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식량자급률 하락 추세다. 지금 상태로는 2010년에 세웠던 2015년 식량자급률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나라 농업은 농업개방과 기후변화 등 외부적 도전과 함께, 농가인구 감소, 고령화 증가, 경지면적과 농업생산액의 지속적인 감소, 농산물 소비감소 등 내부적 도전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 특히 올해는 한중 FTA 발효와 쌀 관세화, TPP 참여 등으로 여느 때보다 국내 농업에 대한 개방화의 물결이 거셀 전망이어서,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 시민들이 힘을 모아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한 힘과 지혜를 모아내야 할 때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말로 ‘저농약인증제’를 전면 폐지하고,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를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며, GAP 인증 농산물을 단계적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인증제도의 도입은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나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고, 그만큼 유기농 식품시장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농산물 유통업계에서는 취급 상품의 차별화 전략으로서 농산물 인증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정해놓은 기준치와 방법에 따라 인증을 통해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구조도 한계가 있다. 제도가 정해놓은 획일화된 방식으로는 생산물의 다양성과 생산 과정의 자율성, 생산지의 특성들을 제대로 담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점에서 자율성과 투명성, 상호책임에 기반한 자율적인 농산물 인증 체계를 운영하는 노력은 중요하다.

일찍이 친환경, 유기농, 직거래, 생활협동운동의 본래 취지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온 생협들이 대표적인데, 국가 인증 체계와는 별도로 생산자와 소비조합원 간의 상호 신뢰와 학습을 통해 자율적으로 인증 기준을 마련해 운영해오고 있는 한살림의 노력은 그만큼 중요하다.

 

한편, 정부는 올해 로컬푸드 직매장 개설과 직거래장터 활성화를 위한 지원 확대,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법’ 제정 등을 통해 농축산물 직거래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지자체와 농협은 물론 대형 유통업체들도 직거래 시장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직거래 시장을 둘러싼 이러한 변화들로 인해 전통적인 직거래운동을 펼쳐온 국내 생협들이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그만큼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직거래운동의 본래 의미와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노력은 중요하며, 호혜경제의 모델로서 생협이 축적해 온 직거래운동의 경험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파국을 막기 위한 결단과 전환의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 11월 30일부터 12월 11일까지 파리에서 열리는 21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는 대규모 생물멸종과 기상이변으로 인한 식량위기 상황 등을 막고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바람직한 신기후체제를 출범시키기 위해 세계 각국들은 개별 국가의 이해관계를 넘어서 공동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온실가스 총배출량이 세계 7위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역시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부는 올 1월부터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다. 소위 ‘경제 살리기’를 명분으로 내세워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 있는 이행을 미루지는 않도록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유가 하락이 주는 ‘달콤한 마약’에 취해 기후변화 시대를 대비해 에너지 전환으로 탈석유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세계의 노력이 후퇴할 경우 인류가 맞이할 위기 상황은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석유 에너지에 의존한 생산과 소비양식 전반에 대한 깊은 성찰과 전환의 노력을 잠시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핵발전소를 2035년까지 14~15기 추가건설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월성 1호기와 고리1호기 등 설계수명이 지난 노후 원전의 안전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안을 통과시켜 밀어붙이고 있다. 여기에다 삼척과 영덕 지역에 대한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도 계속 추진하고 있고,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지역주민들과의 갈등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생산과 소비, 생활양식 전반에서 에너지 전환을 실현하기 위한 탈핵운동을 더욱 활발히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

 

 

경제-사회-환경의 총체적 위기 속에서 협동조합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세계 협동조합 수는 약 261만 개이고 조합원 또는 이용자 수는 10억 명으로 집계되어, 전 세계에서 6명 중 1명이 협동조합 조합원 또는 이용자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협동조합들이 빠른 속도로 설립되고 있어, 현재 그 수가 약 11,400여 개이고 조합원수도 2,800만 명 수준이다.

돈을 중심으로 해서 이윤과 경쟁의 원리로 작동하는 자본주의 시장체계와 다른 대안의 경제모델을 협동조합을 통해 찾는 움직임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다만 협동조합의 유형과 역할, 기대 또한 다양한 만큼, 협동조합의 본래 가치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잠시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만큼 협동조합의 양적 성장이 세상의 변화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나 국내적으로 협동조합의 사업 규모나 조합원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양적이고 외형적인 성장을 넘어서 정체성 확립과 질적 발전을 적극 모색해 나가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사업모델 개발과 시스템 구축 못지않게 협동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관련해서 미래세대 청소년들의 배움터인 ‘학교’를 중심으로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교협동조합은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경제공동체이자 협동의 경제와 민주적인 운영 방식에 대한 생생한 경험을 쌓아가는 중요한 학습의 공간이다. 그만큼 학교협동조합이 올바르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협동조합 운동에서 앞선 경험을 축적해 온 생협을 비롯한 지역사회 협동운동 주체들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모델로서 협동조합의 역할에 대한 검토도 중요하다. 이익은 사유화 하고 손실과 부담은 사회화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달리, 협동조합은 이해관계자의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공유가치를 바탕으로 ‘최적화’ 방안을 함께 찾고 책임을 나누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유엔에서는 2000년 수립한 새천년개발목표의 뒤를 이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올해 안에 채택할 전망이어서, 경제와 사회, 환경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대안적 발전 양식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 협동조합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것은 자본주의의 태동기와 성장기에 요구되었던 협동조합 모델을 넘어서서, 자본주의 위기 이후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협동조합 모델에 대한 진지한 모색이 요구되고 있는 점과도 관련이 깊다.

 

나아가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을 포함한 사회적경제 영역들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만큼, 일자리 창출과 복지 그물망 확충에 필요한 역할의 차원을 넘어서, 경쟁에 지치고 낙오와 배제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협동을 통해 인간다운 삶의 경제모델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 협동조합의 가능성과 역할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빌리면, 돈에 중독되어 ‘영적 치매’ 상태에 빠져 있는 현 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마음자리 혁명’을 일으키는 데 있어 협동조합 또한 필요한 역할을 적극 해야 한다. 마침 최근 교황은 이탈리아 협동조합연합 회원들과 가진 미사에서 돈을 숭배하고 노예가 되는 '병든' 세계의 경제를 치유하고 '정직한 경제'를 재건하는 데 있어 협동조합이 창조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2015년이 가진 시대적 의미에 주목해 과감한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

 

2015년은 우리에게 광복 70년, 분단 70년이 되는 해다. 지나온 역사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분쟁과 갈등의 구조를 상생과 협력의 방향으로 새롭게 바꿔내야 할 때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는 매우 복잡하고 불안정하다. 미-중-러-일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힘의 충돌을 통한 새로운 파국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초강대국으로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일 동맹이 강화되고, 이것을 기회로 일본은 군사 재무장을 통한 우경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중은 더욱 밀착된 관계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일본의 우경화 흐름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유가 하락과 서방의 경제제제에 따른 위기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북한에 대한 원유와 식량제공 등을 통해 아시아로의 진출을 꽤하고 있고, 북한 또한 중국과의 소원해진 관계를 북-러, 북-일 관계 개선을 통해 찾으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관계는 올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고 있지만 개선의 여지는 불확실하고, 남-북 관계 역시 분단 70주년을 맞고 있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처럼 국익을 앞세운 복잡한 국제관계의 변화 속에서 우리는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길을 지혜롭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 특히 국익 중심의 전략적 접근으로는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상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국경을 넘어선 시민사회의 연대 틀을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전환의 시대를 맞아 우리의 지나온 성장 과정과 발전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60년간 GDP 규모는 약 1,000배 증가해 현재 규모로 세계 15위 수준을 기록할 만큼 양적으로 빠른 성장을 해 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공동체적 관계는 해체되고 삶의 질은 악화되고 있으며, 특히 자살률은 세계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사회복지지출 수준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다 빈곤탈출률 또한 역대 최저치를 나타내 미래의 삶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 전체적인 역량과 리더십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저성장이 장기화, 고착화 되고 있는 가운데, 양극화와 부채증가가 ‘시한폭탄’으로 불릴 만큼 심각한 양상으로 확대, 심화되고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가는데 세수감소에 따른 재원은 부족하고, 곳곳에서 분출되는 사회경제적 갈등에다 이념갈등, 세대갈등까지 더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공감과 합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인류가 그동안 쌓아 온 모든 문제들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소위 ‘대 위기’(大危機)의 시대다. 변화의 흐름을 민감하게 읽어내서 그동안 우리가 익숙한 채 살아온 사회와 문명의 시스템과 체질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내야 하는 ‘마지막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변화와 혁신은 우리의 인식과 관점을 바꿔내는 데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 문제의 원인이 여전히 대다수 사람들이 믿고 의지한 채 살아가고 있는 주류 시스템과 가치체계 속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위기의 실체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낡은 것을 혁신하기 위한 용기와 결단으로 충격을 최소화 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열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변화와 혁신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금은 거센 폭풍우를 만난 배가 중심을 잃고 좌초되지 않도록 방향키를 단단히 부여잡고 배 안의 짐들을 과감히 버려야 할 때다.

 

 

댓글[0]

열기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