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모심의눈 모심과 살림 읽기

모심과 살림 읽기

게시글 검색
[4호] 마음돌보기 : 서로를 살리는 동행
2016-06-12 16:28:00

* 『모심과 살림』 4호(2014년 겨울)에 실린 글입니다.

 

마음돌보기 : 서로를 살리는 동행

 

김수경 (도봉시민회 마음돌보기 소모임)

 

 

‘치유’와 ‘마음돌보기’

 

나는 ‘치유’ 라는 단어를, 좀 더 소박하게 ‘내 마음을 돌보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치유는 내 마음을 돌보는 과정을 진행하면 얻게 되는 결과일지도 모른다. 결과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더러 있다. 그래서 나는 치유라는 말보다 ‘마음돌보기’에 대해 더 자주 말하고 더 좋아하고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며 더 즐겨 쓴다.

 

나의 ‘마음돌보기’는 내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자각에서 비롯했다. 나는 늘 불안했으며, 이유도 모르는 채 화가 난 상태로 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를 잘 못 키우는 건 아닐까?’, ‘남편과의 관계가 어그러지면 어쩌지?’, ‘동료는 왜 이리 어렵지’, ‘세상은 왜 내게 이렇게 힘든 일만 많이 주는 거야?’, ‘왜 나만 이렇게 괴로운 거지?’ 이런 불안과 억울함, 분노의 감정들이 내 안에서 요동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 당시 나는 ‘도봉시민회’라는 시민단체에서 실무활동가로 일하고 있었다. 실무활동가들 사이의 멤버십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사회과학 서적과 에코페미니즘 서적, 심리학 서적을 함께 공부했으며 내가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비로소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 같다. 또한 이렇게 그냥 살아가기보다는 무엇인가 더 행복한 상태가 되기 위한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방법은 몰랐으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게 마련인가 보다. 주변에서 이런 저런 프로그램들을 소개해 주고, 나도 정보를 찾아보면서 마음돌보기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각종 연수와 명상 프로그램, 치유 관련 워크숍들에 참여하고 심리학과 영성 서적들을 탐독하면서 배우고, 배운 것들을 실천하려고 애썼다. 더디지만 꾸준히 진행되어갔다. 마음돌보기 작업을 진행하면서 도봉시민회 실무활동가를 그만두었다. 나의 욕구를 잘 살펴보니 일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원한 것이지, 사회활동이 즐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두 아이들과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늘리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마음돌보기 소모임을 시작하다

 

그 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니 삶에 작은 변화들이 생겨났다. 그전에는 아이와의 관계에서 육아의 책임에 짓눌려 짜증이 앞섰는데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잠깐씩이지만 육아의 즐거움을 맛보게 되었다. 내 안에 숨어있던 근거 없는 열등감과 관계에 대한 불안감도 조금씩 보였다. 보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졌다. 세상이 조금 더 밝아 보이기 시작했다.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라고 감을 잡아갈 무렵 나 혼자 어렵게 깨닫게 된 것들을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비슷한 연배의 주부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많은 주부들이 나와 비슷한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불안하고 억울하고 화가 나고 등등, 생활의 자리에서 힘든 것도 많고 인간관계에서 갈등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내가 혼자 찾아가면서 걸어왔던 그 길을 소개하고 나머지 길도 함께 찾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하면 혼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고 더 즐거울 것이라고 여겨졌다.

 

내 마음이 평화로우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더 여유로워질 것이다. 내 삶이 즐거우면 가까운 사람에게도 즐거움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다. 내 마음을 보살피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보자.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도봉시민회에서 인연을 맺게 된 자원활동가 몇 명에게 의사를 물어 세 사람으로부터 함께하겠다는 확답을 받고 모임을 시작하기로 했다. 모임의 형태는 개인적인 친분모임보다는 자유롭되 공적인 성격이 가미되어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 도봉시민회 소모임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도봉시민회에 마음돌보기 소모임을 만들고 싶은데 괜찮겠냐고 문의했더니 장소까지 제공해주며 환영해주었다. 도봉시민회와 도봉구의 다른 시민단체 홈페이지에 마음돌보기 모임에 함께할 사람을 찾는 광고를 냈다. 한 사람이 더 신청했다. 다음은 2006년 6월에 도봉시민회 다음 카페에 실은 마음돌보기 모집 홍보물이다.

 

 

마음돌보기 차 모임에 함께하실 분을 초대합니다.

 

작은 일인데도 화가 나고

화를 낸 후 자신을 나무라고

어떨 땐 알 수 없는 무기력으로 지치고

불쑥 찾아오는 우울함에 힘들어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내 마음이

자기를 좀 보아 달라고 애원하는 소리입니다.

향긋한 차 한 잔 마주하고

함께해도 좋을 사람들과 마주앉아

우리의 마음을 정성껏 보살펴 주는 모임을 갖고자 합니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

지금까지 방치했던

나의 마음돌보기를 시작해보시지 않으실래요?

바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이렇게 우리들의 모임은 시작되었다. 대부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내어놓고 느낌을 발견하고 그것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되었다. 도봉시민회에서 활동할 때 독서소모임을 하던 경험을 떠올려 책을 매개로 자신의 느낌을 발견하고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마음을 보살펴주는 것을 주제로 한 책은 찾아보면 생각보다 많다. 일반인이 읽어볼 만한 심리학 책도 많다.

 

마음돌봄 모임을 소모임 형태로 시작한 것은 참 잘한 일인 것 같다. 소모임의 장점은 누구나 손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여자를 모으기도 쉽다. 처음 참여하는 사람도 쉽게 아무 때나 모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한번 와 본다는 마음으로 첫 발을 들일 수 있다. 독서소모임 외에도 각자의 기호에 따라 좋아하는 취미나 배우고 싶은 것들을 누군가 나서서 하자고 사람을 모으고 모임을 시작하면 소모임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오카리나 소모임, 영어회화 소모임, 손 글씨 소모임, 지역 자원 활동 소모임 등등….

 

과정 중심의 모임

 

4명의 구성원으로 시작된 소모임은 자유롭게 꾸준히 모임을 열어나갔다. 모이면 일주일간 생활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을 돌아가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고 독서토론을 했다. 정토회에서 진행하는 ‘나눔의 장’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험을 살려 느낌 위주의 이야기들을 하도록 노력했고 그것이 공감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처한 상황들은 모두 다 다르고 나이도 달랐지만 마음속에 가진 불안과 불만은 비슷했다. 처지가 비슷하니 많은 부분 공감이 되었다. 소모임 구성원끼리 관계가 형성되고 관계가 깊어지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받는 부분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나 혼자만 이렇게 외롭고 억울한 줄 알았는데 주변에 나와 비슷한 경험과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건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무척 감사해하며 나이와 환경을 초월해 친구가 되었다. 점점 마음을 털어놓고 내 생각과 느낌을 말하는 것이 쉬워졌다.

 

새로 모임에 참여하는 신입 참여자들은 마음을 내어놓기가 어려워 몇 주 동안 겉돌기도 하였다. 그럴 때는 특별히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없다. 그저 그분들이 마음을 편안히 가지고 독서 토론에라도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독서 토론을 하다보면 자기 생각을 나누게 되고, 생각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 그때는 감정과 느낌도 나누기 쉬워지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내 생각’이나 ‘내 느낌’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참여자도 있고, ‘생각’만을 이야기하는 참여자도 있었다.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지 못하는 참여자도 있다. 그러면 먼저 참여하기 시작한 구성원들은 참을성 있게 들어주고 기다려준다. 자신들의 예전 모습이 보이기에 더 많이 기다려줄 수 있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더 괴로운 구성원도 있겠지만 그것도 자신을 관찰하고 성찰하는 한 과정임을 깨달아 간다. 먼저 참여한 구성원들이 자기 삶과 느낌을 나누는 것을 보고 배우기도 하면서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열어가는 것이 보였다. 과정이 쉽지만은 않아서 적응하지 못하고 그대로 떠나 버리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모임에 적응하는 기간이 지나고 나면 자기 삶을 들여다보고, 욕구도 발견하고, 상처도 발견하여 치유하는 작업을 아주 천천히 진행해나가는 것이다.

 

이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모임 구성원이 서로에게 지지자가 되어주었다. 자책하고 있을 때 잘했다고 지지해주었다. 나를 용서하지 못해 자학할 때 용서하게 용기를 주고, 상처가 있다면 함께 어루만져주고, 조그마한 성장에도 함께 기뻐해 주었다. 자기 마음을 돌보는 쉽지 않은 여정에 지지와 힘과 용기를 주어 행복한 여정이 되도록 곁을 지켜주는 역할을 서로가 서로에게 해 주었다. 물론 공감이 안 되어 비판으로 갈 때도 있고, 그로 인해 받은 상처로 가슴앓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되면 그 상처를 극복하기 쉬워진다. 그건 타인의 시비일 수도 있지만 내가 공격당하고 있다고 잘못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상대는 숨은 뜻 없이 말했을 뿐인데 나는 그 부분이 아팠으므로 나를 해치려는 것으로 오해하고 나 또한 방어적으로 뾰족하게 굴게 되는 과정이 반복되었던 것이다.

 

내 상처를 내가 돌보기 시작하면 아픔이 덜하니 상대의 말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경우가 늘어난다. 혹시 그 사람이 실수를 했더라도 “이 말은 실수였을 뿐 나에게 딴지 거는 것이 아니구나.” 하고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게 된다.

 

다음은 마음돌보기에서 읽고 나누었던 책들이다.

 

『행복한 이기주의자』 웨인 다이어 지음, 21세기북스

『무탄트 메시지』 말로 모건 지음, 정신세계사

『치유』 루이스 엘 헤이 지음, 나들목

『힘은 당신 안에 있다』 루이스 엘 헤이 지음, 나들목

『소망을 이루어주는 감사의 힘』 뇔르 C. 넬슨, 지니 르메어 갈라바 지음, 한문화

『아티스트 웨이』 줄리아 카메론 지음, 경당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로버트 존슨 지음, 에코의서재

『천 개의 공감』 김형경 지음, 한겨레출판

『신과 나눈 이야기』 1, 2, 3 닐 도날드 월쉬 지음, 아름드리

『호오 포노포노의 비밀』 조 바이텔, 아하레아카라 휴렌 지음, 눈과마음

『비폭력 대화』 마셜 B. 로젠버그 지음, 바오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크리스티안 노스럽 지음, 한문화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에크하르트 톨레, 연금술사

『인생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 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이레

『아직도 가야 할 길』 M 스캇 팩 지음, 율리시즈

『에니어그램의 지혜』 돈 리차드 리소, 러스 허드슨, 한문화

『몸은 알고 있다』 뤼뒤거 달케, 토르발트 데트레프센 지음, 이지앤

그 외

 

책 한 권을 선정하여 매주 1~2장씩 읽어와 생각과 느낌을 나누었다. 책 선정은 참여자들이 읽어본 책이나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하면 그 중에서 의견을 모아 선정했다. 책 한 권이 끝나고 다음 책이 시작되면 새로 광고를 내어 새 사람을 모집했다. 광고를 보고 오는 참여자도 1년에 한두 명 있었지만 모임 참여자의 권유로 오는 경우가 조금 더 많았다.

 

나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억울했던 마음이 녹는 경험을 한다. 미뤄왔던 운동을 시작하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내 안에 힘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원하지 않는데도 억지로 해왔던 일을 거절하기도 한다. 온갖 대의에 밀려 늘 나중으로 미뤄왔던 내가 가장 소중한 가치로 올라서기 시작한 것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은 매우 고단하게 여기던 생활을 또 다른 사람은 견딜 만하다거나 흥미 있게 느끼기도 한다. 그것은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 상황을 대하는 사람이 어떠하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자신 안에 감춰진 힘과 지혜와 강인함을 발견하면 어떤 상황에서든 삶의 주도권을 갖고 활기차게 살 수 있으리라.

 

이런 변화는 단기간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1년 또는 3년, 아니 평생 동안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함께 지지하고 함께 마음을 나누는 소모임 동료들이 평생의 친구가 되는 것이다.

 

다음은 마음돌보기 소모임 참여자들의 인터뷰 내용이다.1)

 

 

방글(2007년부터 참여)

 

◈ 마음돌보기 소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시민회 활동과 등산모임을 통해 생활의 활력을 얻었고, 시민회 활동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시민회의 소모임 프로그램이 마음돌보기 프로그램에 참석하게 됐다. 프로그램에 참석할 당시 대인관계를 통한 상처 때문에 스스로 강해지고 싶은 욕구가 강했었다. 예전부터 자신을 찾고 싶었고, 자신 안의 욕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 마음돌보기 소모임을 참여하고 나서 변화한 점이 있다면?

가치관과 생활관에 변화가 있었다. 자신의 욕구를 잘 보게 됐다. 가족들과의 관계에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조율하는 힘과, 분노가 많이 줄었고, 분노 후에도 그 상황을 다시 정리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생활에서도 자신을 관찰하게 됐다. 드라마를 보거나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상대나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많이 커졌고, 갈등 관계가 줄었다.

 

들장미(2007년부터 참여)

 

◈ 마음돌보기 소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책모임 광고를 통해 참여하게 됐다. 참여 할 당시에 생활이 답답했고, 삶이 재미도 없었고, 우울증 기미도 있었다.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그냥 수다 떠는 모임은 싫었다. 예전에 시민회 활동을 할 때 서로를 탓하지 않고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곳의 분위를 경험했기 때문에 시민회에 대해 좋은 느낌 있었고, 그 곳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참석하게 됐다. 더구나 프로그램 주체자도 알고 있어서 결정하는 데 더 수월했다. 자신에 대해서 자아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책을 같이 읽는 모임 정도로 생각했다.

 

◈ 마음돌보기 소모임을 참여하고나서 변화한 점이 있다면?

세 가지 큰 부분이 변했는데 첫 번째는 프로그램 시작할 때에는 아이들과 힘들게 지냈다. 아이들을 간섭하고 제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내가 내 욕심에 아이들을 들볶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은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다. 두 번째는 집안에서 장녀로 의무감에 했던 행동들도 이제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살펴서 행동을 하게 됐다. 세 번째는 예전에는 사회적인 기준으로 나의 자존감을 결정했었는데 이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됐다. 예를 들면 남편의 지위나 경제력, 학력 등에 의해 나의 가치가 정해진다고 생각해서 주눅이 들었고 그것 때문에 남편에게 바가지도 많이 긁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모습과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과 만난 것에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이 든다. 덕분에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꽃(2009년부터 참여)

 

◈ 마음돌보기 소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데 담당선생님이 약물 이외의 치료방법으로 종교를 갖거나 치유모임을 해보라는 권유와 함께 시민회 마음돌보기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셨다. 모임에 참석한 목적은 치유를 위해서였다. 참석할 당시는 자아 같은 것은 생각도 못했고 단지 나의 병을 치료하는 것만이 관심사였다.

 

◈ 마음돌보기 소모임을 참여하고 나서 변화한 점이 있다면?

내가 이렇게 된 것이 자존감이 낮아서 생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병을 치료하는 것은 전문가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바뀌었다. 이젠 자기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는 방법과 순서를 알게 된 것 같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지금 치유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동적으로 모든 사물을 대하던 모습이 이제 조금 더 능동적으로 바뀐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이슬비(2011년부터 참여)

 

◈ 마음돌보기 소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주변사람의 권유로 시작했다. 다른 공부를 하면서 홀로 서기를 희망했었는데 이 프로그램이 그렇게 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대감을 갔고 시작했다. 이미 심리학을 공부한 상태라 자아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나 자신의 자아를 찾거나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

 

◈ 마음돌보기 소모임을 참여하고 나서 변화한 점이 있다면?

자아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하지만 이건 이 프로그램에 참석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기초 지식과 다른 프로그램에 참석했던 경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게 도움이 됐는지 분명히 알 수가 없다. 다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 것은 확실하다. 그동안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이나 방법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이 방법을 알게 돼서 도움은 많이 됐다. 그리고 혼란하고 막연히 화가 났었는데 이제 그 문제 이면에 뭔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동행에서 맘친으로

 

혼자 시작한 마음돌보기 여행은 2006년에 마음돌보기 소모임으로 확장되었고, 그때부터 2014년이 저물어가는 지금까지 매주 계속되어 왔다. 처음 모임을 시작할 때는 서너명이 모여서 자기 삶을 나누고 느낌을 나누고 힘을 주면 좋겠다는, 아주 소박한 바람으로 시작했다. 모임을 시작하고 한 해 동안은 서너명의 작은 모임으로 진행되었고 그러한 형태도 만족스러웠다. 두 번째 해가 되면서 알음알음 소개받고 모여들기 시작한 참여자가 꽤 많아졌다. 모임을 거쳐간 사람을 빼고 16명으로 불어난 때도 있었지만 현재 참여자 수는 10명이다. 효과적인 모임을 위해 모임을 두 개로 나누어서 모인다. 참여자 수는 늘어날 때도 있고 줄어들 때도 있지만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단 한 사람만이라도 함께할 친구가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타인의 행동보다는 나에게 집중하는 연습을 해서, 누구든 못 나올 형편이 되면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이고 어디 가서든 건강함 몸과 마음을 유지하길 빌어준다.

 

모임 초기엔 총무를 선정하여 관리에 신경 쓰고 이것저것 챙겼으나 이젠 구성원 자발적으로 모임을 챙기고 모인다. 함께 올레길을 걷기도 하고 산행을 가고 여행을 가기도 한다. 단, 원하는 사람들만 간다. 함께 가지 못하는 상황을 서운해 하기는 하지만 강권하지는 않는다.

 

지금 와서 돌아보건대, 마음 돌보는 작업을 계속 혼자 진행했으면 지금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나 혼자 가는 길은 내게 작은 일이라도 생기면 쉽게 중단하는 걸 나는 내 삶에서 여러 번 경험했다. 나는 그런 나약한 인물이다. 두 명이든, 여덟 명이든 함께 이 길을 걸어가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8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중단 없이 해올 수 있었다고 나는 감히 단언한다. 만약, 내가 불굴의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서 혼자 지금까지 마음돌보는 작업을 계속해 온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넓게 생각하고 세상과 관계를 편안하게 맺으며 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혹여 지금까지 마음돌보기를 진행하여 마음이 편안해졌더라도 한구석에 외로움이 늘 나를 집어삼키려고 호시탐탐 엿보고 있었을 것이다.

 

함께하는 친구들을 우리끼리는 줄여서 ‘맘친’이라 부른다. 이 동행이 있어서 세상이 좀 더 따뜻하게 느껴졌고, 불특정 다수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경험을 매순간 맘친들을 통해서 하고 있으며 그들의 인간관계를 간접 체험하게 되면서 많은 좋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을 믿음과 사랑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마음돌봄 친구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도시생활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신뢰와 유대감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고, 성찰과 용기로 승화할 수 있었다. 함께하는 과정은 더딘 듯 보이나 다양한 경험을 통한 더 다양한 행복이 있는 걸음이었다. 이 걸음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으나 불안하지는 않다. 원하는 만큼 함께하게 될 것이다. 모임이 지속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때 이 모임을 접고 필요한 다른 어떤 것들을 또 해 나가면 될 것이다. 새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것들 역시 함께하는 작업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제 함께여서 더 행복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늘 주변을 둘러보고 함께할 누군가를 찾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사는 세상은 함께 무언가를 할 친구가 많은 세상이며 우리에게 조금씩 더 따뜻한 세상이 되어갈 것이다.

 

 

1) 마음돌보기 소모임을 성인학습의 측면에서 고찰한 마음돌보기 소모임 참여자 윤상미 님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육학과 2012년 졸업논문 「도봉시민회의 자아성장 교육프로그램 “마음돌보기”에 대한 연구」에서 발췌.

 

 

댓글[0]

열기 닫기

사단법인 모심과살림연구소 대표자 : 황도근 사업자 등록번호 : 201-82-08260 주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운로 19 (서초월드오피스텔) 3층 (06732) 전화번호 : 02-6931-3604 팩스 : 02-6715-0818 이메일 : mosim@hansalim.or.kr

  • 전체 : 359749
  • 오늘 : 13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