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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전환의 시대 청년의 삶과 새로운 길 찾기
2016-07-03 14:35:00

* 『모심과 살림』 5호(2015년 여름)에 실린 글입니다.

 

전환의 시대 청년의 삶과 새로운 길 찾기

 

정규호 (모심과살림연구소 소장)

 

 

‘킬링’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요즘 들어 청년실업 1) 문제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청년’ 세대가 처한 삶의 현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 2월말 기준 청년 실업률이 11.1% 로 지난 199 9년 IMF 외환위기 직후의 실업률(11.5%)에 육박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나 프리랜서 등 불완전한 취업 상태까지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22.9%~37.5% 정도여서 실제 상황은 더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2)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거쳐 초 ·중·고등학교,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대부분을 바쳤던 공부의 목표를 소위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에 두었던 대다수 청년들에게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현실이 주는 충격과 허탈감은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금 사회 전체적으로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실업 문제가 청년들에게 특히 집중되고 있는 현실은 상대적 박탈감까지 키우고 있다. 3)

 

문제는 이런 청년실업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것 같지는 않고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저임금 시간제 일자리 등 청년들의 고용 상황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 단기 계약직으로 취직한 청년 비중이 2008년 11.2%에서 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취업자의 약 20%가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수습 기간에는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20~30대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2/3 (65.2%)가 정규 취업을 위해 열악한 인턴 근무 노동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금 청년들은 불량노동, 불안전한 노동은 물론 노동의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일을 통해 안정적으로 소득을 얻지 못하는 청년들의 삶은 매우 심각하다. 높은 등록금을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4) 학자금 대출로 대학을 다닌 후 졸업해도 취업을 못해 부채를 안고 살아가다 결국 신용불량자가 되는 지금의 현실을 ‘청년 실신’ (청년실업자+신용불량자) 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5)

 

결국 청년이 처한 불안정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는 인생의 가장 큰 도전에 서 있는 청년들을 ‘좌 절 세대’ 또는 ‘포기 세대’로 만들고 있다. 이처럼 청년의 노동과 삶의 현실이 워낙 열악하다보니 젊은이들 사이에 서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현실과 맞지 않은 말 대신 ‘젊어서 고생하면 골병 든다’, ‘젊어서 고생은 늙어서도 고생이다’라는 자조와 한탄 섞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미래를 희망하고 계획할 수 없는 상황에서 청년들은 육체적으로는 물론 불안감과 무기력감, 좌절감과 분노 등으로 정신적으로도 고달프다. 한때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자기계발’, ‘멘토’, ‘힐링’, ‘치유’, ‘창업’과 같은 매력적인 말들은 점점 설득력을 잃고 있다. 지금 청년들은 ‘힐링’을 통한 위로나 ‘멘토’의 격려보다 ‘킬링 killing’의 시대에 살아가기 위한 절박한 해결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

 

 

청년을 바라보는 복잡한 시선과 그 이중성

 

1) 청년 문제를 다루는 방식들

청년의 삶이 사회의 관심으로 떠오르면서 언론에서는 연일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다루고 있고, 정부와 정치권도 각종 대책을 내놓기 바쁘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이 의미와 효력을 가지려면 이 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기본 틀 자체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청년실업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공공부문 청년 일자리 만들기, 중소기업 취업 장려, 청년인턴제도, 청년 창업을 위한 교육 및 훈련 강화, 청년의 부당 노동 개선 등 다양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정부 대책 밑바탕에는 청년들을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제공하는 노동력 공급자 또는 고령화 사회를 지탱하는 부양자로 위치시키고 기능적으로 접근하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지금의 수출주도형 대외의존 경제, 토건 중심의 개발경제, 부채기반 공급경제로는 청년 문제의 해결은커녕 미래를 지속불가능하게 만들 뿐인데, 이것을 혁신하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더욱 강화, 확대시키려는 것이 지금까지 확인된 정부의 기조다.

 

청년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과 접근 태도도 짚어볼 필요가 있는데, 지금까지 보면 정치권은 청년을 기성 정당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수혈의 대상 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정당별로 청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청년위원회, 청년대변인 설치, 비례대표제를 활용한 청년의원 배출 등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6) 가치 배분의 우선순위를 다루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현실을 보면 청년과 미래세대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배려를 발견하기 어렵다. 청년의 목소리를 정치적 의사결정 영역에 구체적으로 담아내는 방법으로, 예를 들어 지금의 만 19세 이상으로 된 선거투표연령을 더 낮추거나 청년 비례대표를 확대하거나 당권을 젊은 세대로 이양하는 등의 노력도 있을 수 있는데, 지금의 정당들은 이념적 차이를 떠나서 기성세대 정치인들의 기득권화 된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7)

 

2) 청년 담론에 내재된 엇갈린 시선들

청년을 바라보는 엇갈리는 시선들은 최근 청년의 현실을 다룬 각종 담론들에서도 확인된다. 화려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낮은 급여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지금의 청년들을 ‘이케아 세대’8)로 명명하는 것이 그 한 예다. 또한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헛된 욕망을 버리고 현실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가리켜 ‘달관 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본의 ‘사토리さとり세대’9)를 우리말로 옮긴 것인데, 돈벌이나 출세에 큰 욕심 없이 현재의 삶에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식의 담론은 청년들이 당면한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욱 도움이 안 된다. 경기 침체로 어차피 안정된 일자리는 얻기 어려우니 아등바등 살려 하지 말고 덜 일하고 덜 벌고 덜 쓰면서 소박한 삶에서 행복을 찾는 젊은이들을 새삼 지목해서 달관 세대라고 하는데, 절망적인 현실에 알아서 적응하고 만족해하는 방법을 배우라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게 하고 문제 해결의 의지까지 퇴행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데올로기적이다. 달관은 삶에 대한 희망이나 의욕을 가진 사람들의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선택에서 나와야 건강한 것이다.

 

청년 문제와 관련한 담론들 중에서 특히 우려되는 것은 ‘세대갈등론’이다. 고령화 시대에 조기 퇴직이 늘어나고 노후를 준비하기 위한 50대 취업준비생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과 세대 간에 일자리 경쟁이 확대되고 있는 현실이 세대갈등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금개혁이나 정년연장제도 같은 것도 세대 간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이슈인데, 최근 공적연금 개혁 방안을 놓고 연금 관련 주무부처 장관이 ‘세대 간 도적질’이란 표현을 하고, 야당은 ‘대한민국 미래처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정치적 공방을 벌이면서 세대갈등론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세대갈등론으로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상당한 부작용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세대 갈등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이고 문제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정된 자원을 놓고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갈등하는 것은 공멸의 길을 앞당길 수 있다. 기성세대 역시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삶에 대한 버거움을 점점 더 크게 느끼고 있다. 게다가 기성세대가 축적해 온 경험과 가치들도 빠른 변화 속에서 효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청년에 비해 기성세대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경력과 자원을 가지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기반과 여력이 더 큰 점 또한 사실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3) 청년에 대한 기성세대 인식 전환의 필요성

무엇보다 청년세대, 청년 문제를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인식론적 전환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 현실에서 청년들은 기성세대로부터 이중적인 메시지를 동시에 받고 있다. 한편에서는 청년들에게 일탈을 금지하고 규범과 질서를 요구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청년 창업을 위해 개성과 창의성, 도전정신을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는 기성세대 자신들이 만든 이념의 잣대로 청년들을 이중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한쪽에서는 지금시대 청년들이 애국심과 공공의식이 결여된 채 이기적 개인주의에 물들었다고 비난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돈과 성공만 쫓는 신자유주의의 노예로 살아 가고 있다고 비난한다.10)

 

대다수 기성세대가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면서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는 데도 이중적인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청년의 보편적인 문제와 자신들의 자녀문제를 분리시켜서 바라보는 ‘내 자녀 예외주의’가 대표적인 예로, 청년 문제가 심각할수록 자신의 자녀들만큼은 치열한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자녀의 스펙과 경쟁력 강화에 온 힘을 쏟아 넣고 있다. 경기가 침체되고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번성하고 있는 사교육 시장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청년 문제에 대한 새삼스런 관심이나 떠들썩한 이야기들이 청년 당사자들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가기도 한다. 청년들은 ‘특별한 대안도 해결의 의지도 없으면서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질문을 기성세대에게 던지고 있다.

 

“청년세대는 이미 멘토의 탈을 쓴 청년 대상 장사치들에게 신물이 나 있다. 기성세대가 쓴 청년 대상 멘토의 책을 사고, 강연을 듣고, 사상을 따라 하는 것은 청년세대의 생존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 청년세대를 정말 걱정한다면 잘 알지도 못하는 청년세대를 이끌려 하지 말고, 청년세대에게 실질적 으로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해달라.”11)

 

결국 청년 문제를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선과 접근 방식에 대한 성찰과 교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금은 ‘세대적 전환기’에 당면한 청년의 문제로서가 아니라 ‘시대적 전환’기 상황에서 청년이 당면한 총체적인 문제로서 청년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 이것을 특정 세대의 문제로 제한하고 규정화시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장애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을 ‘○○세대’, ‘△△족’ 같은 방식으로 이름 붙임으로써 청년들이 실제 당면한 복잡 다양한 삶의 총체적 모습들이 기성세대의 이해와 관심의 틀에 맞춰서 걸러지고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을 다시 묻다. 그들은 누구인가 ?

 

1) 생애주기 측면에서 본 청년

청년 문제에 대한 기성세대의 성찰은 청년에 대한 새로운 물음을 요구하고 있다. 청년 그들은 누구인가? ‘청년’이라는 말이 담고 있는 의미와 이들의 존재론적 특성을 통해 살펴보자.

 

오늘날 우리에게 청년은 아동과 성인 사이의 과도기적 단계로 존재하는 세대로서 그 의미가 고착화되어 있다. 연령으로는 대략 20~30대가 여기에 해당된다. 물론 거슬러 올라가면 성인에 대한 개념의 범주도 시대마다 차이가 있고, 12) 그만큼 청년에 대한 정의도 사회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르다. 지금도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청년의 범주를 정하기에 곤란한 상황을 50~60대가 청년회장을 맡고 있는 우리의 농촌 현실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청년을 생애주기 측면에서 삶의 과도기 또는 전환기로서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통념상 청년기를 취업과 결혼, 출산과 육아 등을 통해 성년으로서 독립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의 시기로 본다.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독립해나가는 것이 청년세 대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업이라는 것이다.

 

이런 생애주기 측면에서 볼 때 지금 시대 청년들이 독립된 삶을 준비하고 살아가기에는 사회경제적 조건들이 매우 열악하다. 성장기에 부모 세대가 누렸던 평생직장과 노후보장에 대한 꿈도 사라진 지 오래다. 그 결과 지금의 청년들에게 독립이 주는 부담과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고, 그만큼 독립된 삶의 주체로서 자신감과 의욕이 떨어져 독립 시기도 점점 늦출 수밖에 없다.13)

 

성인기로의 이행 과정도 시간이 더 걸릴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고통도 더 크게 받고 있다. 물론 이런 현실은 부모세대의 삶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청년 구직자 절반 정도가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으면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경제적 불황은 계속되고 가계부채는 점점 늘어나고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노후 준비도 제대로 해놓지 못한 대다수 부모세대로서는 독립을 미루는 자녀들에 대한 부양의 부담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청년 문제를 세대 공동의 주요 과제로 다뤄야 할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2) 사회적 과정과 맥락에서 본 청년

한편, 사회적 과정과 맥락을 통해서 지금 시대 청년의 존재론적 특성을 살펴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의 의미와 역할이 시대별로 변화되어 온 과정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청년’은 근대에 들어 형성된 개념으로 보는데, 14) 1900년대 초 일제 통치하에서 일본 유학생들을 비롯한 근대적 사고를 지닌 지식인 엘리트들이 애국계몽운동의 주요 주체로 등장하면서 청년이란 말이 사용되었다. 따라서 당시 청년은 생물학적인 연령보다는 사회 혁신과 독립국가에 대한 전망을 구체화해나가는 소명과 역할을 가진 사람으로 인식되었다.15)

 

사회 변화를 추동하는 주체로서 청년에 대한 인식은 해방 후에도 계속 이어져, 독재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확장시키는 저항과 비판의 엘리트 지식인운동의 주체로서 청년의 역할이 강조되었다. 물론 한편에서는 권위주의에 대한 저항과 자유의 추구가 새로운 형태의 청년문화로 결합되어 나타나기도 했다. 16) 주목할 점은 정치 민주화를 향한 지식인 엘리트 운동으로서 청년의 역할과는 별개로 1970년대를 거치면서 노동자와 농민, 도시빈민 등 사회적 약자들과 현장에서 함께하는 청년운동이 분화되어 나타났다는 점이다. 1970년 전태일 분신자살 사건, 1977년 함평 고구마 사건, 1979년 오원춘 사건, 그리고 청계천을 비롯해 각종 도심 재개발사업에 따른 철거민 투쟁 등이 기존의 엘리트적 청년운동에서 민중지향적인 운동을 분화시켜냈다.

 

그런데 1980년대 들어서면서 청년운동에 또 한 차례 성격 변화가 일어난다. 1980년 광주민주항쟁 이후 정치 민주화와 통일을 중심으로 청년과 재야운동이 결합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제도권 정치참여 운동이 확대되면서 현장 지향적 운동의 흐름은 약화되었다. 여기에다 88서울올림픽 이후 대중소비사회가 확산되고, 사회주의권 붕괴와 냉전체제의 해체로 사회정치적 환경도 크게 바뀌게 되었다. 청년운동의 중심 세력이었던 대학생의 사회적 지위가 크게 약화되기 시작한 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민주화의 결과로 이루어진 교육개혁 조치와 함께 대학생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선택받은 엘리트 집단’으로서 대학생이 가졌던 위상은 크게 흔들리게 되었다.17)

 

이처럼 사회적 변화와 혁신을 추동하는 운동의 주체로서 청년의 역할은 약화된 반면, 1990년대 이후 시민사회의 성장과 전면적인 지구화, 소비주의 확대 속에서 새로운 소비주체로서 청년이 주목받게 되었다. 보편적 가치보다는 자기실현에 관심이 더 많은 자기중심적이고 소비지향적인 새로운 청년들의 모습에 주목한 소위 ‘신세대’ 담론도 이때 등장했다.18)

 

그러다가 1997년 IMF 경제위기를 맞아 사회 전체가 승자독식의 치열한 경쟁상황에 내몰리면서 엄혹한 생존논리가 청년들의 삶을 옥죄기 시작했다. 바늘구멍처럼 좁아진 취업문을 뚫기 위해 대학은 취업준비 학원으로 변하고, 경제위기 이후 부모세대가 당면한 어려운 살림살이의 여파와 함께 고시촌과 반지하 월세, 아르바이트 전선에 내몰린 청년들의 삶은 더욱 고달파졌다. 이런 상황에서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2000년대에 들어서 청년들 사이에서 ‘자기계발서’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개인의 경쟁력 향상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찾으려는 청년들의 열망이 역설적으로 표현된 것이다.19)

 

주목할 점은 이런 흐름과는 별도로 당시 ‘월드컵’과 ‘촛불’로 상징되는 청년들의 자발적인 결집과 집단적 행동 양식이 표출되면서 ‘참여세대’로서 청년들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 그런데 청년들의 참여적 역동성은 2008년 권위주의 정권의 등장과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지속성장’, ‘균형성장’, ‘민주주의 발전’과 같은 기존의 믿음 체계가 뿌리째 흔들리면서 함께 위축되었다. 그 결과 기성세대(부모)보다 훨씬 더 좋은 스펙을 가지고도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고 취업은 훨씬 더 어려워진 열악한 조건에서 살아가야 하는 청년세대들의 불안과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안정된 직장을 갖고 가정을 일구어 살아가는 것이 기성세대에게는 소박한 꿈이었으나 오늘날 청년 세대에게는 점점 더 실현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자기계발서의 효력은 상실되고 청년을 위로하는 소위 ‘힐링’ 담론들이 유행했으나 그 효과 역시 오래가지는 못했다.21)

 

이런 사회적 흐름과 맥락 속에서 살펴볼 때, 지금의 20∼30대 청년세대는 19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중반 사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던 시기에 태어났다. 세계적으로는 사회주의권 붕괴와 함께 신자유주의가 확산되는 시기였고, 국내에서는 군사독재 종식과 민주주의의 확장, 그리고 본격적인 대중소비사회의 등장과 함께 세계화와 정보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인식의 지평이 크게 확장되던 시기였다.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된 해외여행 자유화나 전교조를 통한 교육개혁운동도 지금 청년들의 성장기에 영향을 주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후반 IMF 경제위기를 맞아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리고 가족이 해체되는 부모 세대의 고통과 불안감이 청년들 성장기에 영향을 미쳤고, 사회 진출을 앞두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 속에서 청년실업 문제를 온몸으로 감당하기에 이르렀다 . 그러다보니 지금의 청년세대 인식체계 속에는 개성과 다양성, 자유로움의 정서와 존재론적 불안감과 불신의 정서가 서로 이중적으로 긴장 상태를 이루면서 공존하고 있다. 과제는 존재적인 불안정성과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함께 지닌 소위 ‘낀 세대’에 놓인 청년들이 어떻게 스스로의 삶의 정체성과 구심력을 다져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청년 문제, 어떻게 이해하고 다가갈까 ?

 

가장 가까운 미래세대인 청년의 어려운 삶을 방치하면서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다. 지금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총체적 문제들이 청년세대에 집약되어 나타나고 있는 시대다. 게다가 사회경제적 조건 자체가 급변하면서 점점 파편화되고 있는 청년들의 불안정한 삶을 국가의 보호나 부모의 후원에 의존해서 해결하는 것도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청년이 당면한 삶의 문제를 특정 세대에 한정된 것으로 이해하고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 청년은 더 이상 기성세대의 이해의 ‘대상’이자 멘토링과 힐링, 즉 가르침과 치유의 ‘대상’이 아니다. 지금의 청년 문제는 우리 시대를 진단하는 ‘거울’이자 미래로 나아가는 ‘실마리’를 담고 있다. 따라서 청년과 기성세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청년 문제를 통해 사회 전체적인 흐름과 현황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해결 방안을 찾아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가는 데 있어 특히 기성세대의 성찰과 결단이 중요하다. 기성세대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청년들이 기존과 다른 삶을 선택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전환의 계기를 앞장서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지나온 성장의 시대가 남긴 결과물과 앞으로 살아갈 저성장 시대의 도전에 대한 분석을 통해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0년 동안 한국경제는 GDP 규모는 약 1000배, 1인당 GDP 규모는 약 400배 증가할 만큼 양적으로 빠른 성장을 해왔으며, 22) 현재 세계에서 무역규모는 7위, GDP 규모는 15위를 기록하고 있다.23) 하지만 이런 경제적 성과의 이면에는 공동체 붕괴와 삶의 질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24) 주목할 부분은 자살률의 가파른 증가로, 현재 하루 평균 4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30대 청년들의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2000년 13.1명에서 2013년 23.2명으로 크게 늘었다. 매우 심각한 일이다. 그런데 자살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과거보다 경제가 성장하고 물질이 더 풍요로워졌다고 하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청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드는 배경과 원인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지금은 성장의 부작용을 넘어서 성장 자체가 도전받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우리 사회 역시 성장이 정체되고 고착화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추이를 보면, 1970년대에 10%대, 1980대에 9%대, 1997년 IMF 경제위기 전까지 7%대를 보이다가,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4%대, 금융위기 이후에는 3% 중반대를 보이는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5) 이런 가운데 심각한 양극화와 일자리 부족으로 살림살이는 점점 팍팍해지고 있고, 26) 노후에 대한 불안감은 고령층은 물론 젊은 층의 의식과 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빈곤이 대물림되고 고착화되면서 27) 돌봄과 복지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으나, 세수 감소와 재원 부족으로 정부가 정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처럼 경제와 사회의 동시적인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모두가 동반 추락할 수밖에 없다. 노인 빈곤 문제 28)는 부모 부양으로, 청년 실업 문제는 자녀 부양으로 양쪽 세대 모두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족과 커뮤니티 또한 삶의 안전판으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보화 시대에 ‘알건 다 아는’ 청년들의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은 점점 커지고 있고, 무한경쟁이 주는 압박감은 무임승차에 대한 분노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문제의 당사자인 청년세대는 지금 인구 구성이나 영향력 면에서 ‘비주류’다. 소위 ‘늙어가는 대한민국’이라 불리듯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청년이 차지하는 비율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또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대다수 청년들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자원 자체가 기본적으로 부족한 데다, 자신들의 삶의 문제를 여론화하고 연대를 통해 조직적으로 해결하는 경험도 부족해서, 사회·정치적 영향력도 중장년과 노년층으로 넘어가고 있다.

 

결국 지금 시대 청년들은 어렵고도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자기 계발서를 읽고 스펙을 쌓아 개인의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정규직 노동 체계로 편입하는 데 열정을 바치고, 지친 마음을 멘토의 힐링이나 치유로 달랠 것인가? 희망을 주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불신과 분노를 마냥 표출할 것인가? 아니면 어려운 현실을 일찍이 자각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포기한 채 현실에 적응해 살아갈 것인가? 문제는 비주류화 된 상태에서 사회 전 영역에서 배제되고 있는 청년들을 불안정 고용과 저임금 일자리의 양적 확대를 통해 지금의 사회 시스템 속에 다시 집어넣고 통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가능성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을 독려해서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내려는 정부 정책도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어디서 어떻게 새로운 길을 찾아낼 것인가?

 

 

전환기 청년의 삶을 위한 협동과 공동체 전략

 

부모의 소득 불평등이 자녀의 학력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청년 세대의 취업과 건강 등 삶 전체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사활을 건 경쟁 속에서 관계는 단절되고 낙오와 소외, 배제에 대한 불안감과 피로감이 확대되면서 소위 ‘피로사회’, ‘탈진사회’가 청년들에게 주는 삶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29) 여기에다 지금처럼 국가와 가계의 부채가 계속 늘어날 경우, ‘100세 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청년들이 당면하게 될 노후의 삶은 더욱 비참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누군가에 의해 정체성이 규정되고 기능적인 역할로서 대상화되는 청년이 아니라 생애주기는 물론 시대적 전환기에서 삶을 살아가는 주체로서 청년에 대한 인식과 역할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어떻게 길을 찾아야 할까? 우선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지배적인 가치나 시스템에 의존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문제점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전환은 ‘새로움’과 ‘대안’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있을 때 비로소 그 가능성이 확장될 수 있다. 지금처럼 승자 독식의 치열한 적대적 경쟁체제에다 패자부활의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청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다. 실패가 용인되고 그것이 성찰과 학습의 기회가 되도록 해서 청년의 도전과 고생스런 수고가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의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가진 인적, 물적, 사상적 자원들이 청년 세대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현실 사회의 자원과 권력의 흐름을 바꿔낼 수 있는 기성세대의 책임 있는 결단이 중요하다. 기득권과 고정관념을 스스로 내려놓고 미래세대의 가능성을 넓히고 현실화 할 수 있는 조건과 기회를 만들어 주는 기성세대의 징검다리 역할이 요청되고 있다.

 

나아가 전환기 청년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협동과 공동체 전략들이 구체적으로 준비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일찍이 생명협동운동을 통해 새로운 문명의 길을 모색했던 「한살림선언」에서 강조했던 “생명의 세계관에 입각한 협동적 생존의 확장”의 의미를 지금 시대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적극 참고해 볼 수 있다. 풀뿌리, 지역 차원에서 협동과 공동체를 통해 자립의 기반을 만들어가는 것은 생애주기에서 독립을 당면 과제로 둔 청년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생활의 기본 필요(의·식·주 , 교육, 의료 등)를 협동의 방식을 통해 충족시키면서 공동체에 대한 감각을 기르고 개별화된 소비에서 발생하는 지출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협동은 전환의 시대에 삶의 지혜이자 생존의 비결이다. ‘나는 나, 너는 너’라는 분리된 사고로 각자도생 各自圖生하는 방식으로는 공멸을 앞당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인과 가족 단위를 넘어선 연대와 협동을 통해 커뮤니티에 기반한 서로살림의 호혜적 그물망을 든든하게 만들어서, 급속한 변화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 하고 정서적 유대감과 삶의 안정감을 높여 나가는 것이 청년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결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들어 홀로 감당하기에 벅찬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의 관심과 필요를 나누면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길을 찾아 나선 청년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도시텃밭 활 성화, DIY 문화의 부흥, 귀농귀촌 인구 증가, 에너지와 먹을거리 자립 운동의 흐름 속에서 국가와 시장은 물론 부모와 자연생태계에 대한 수동적 의존에서 벗어나서 대안적 생활양식을 실험하고 자립적 문화운동들을 펼쳐가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청년세대의 생존과 자립을 위한 노력들과 만나고 있다. 30) 삶의 전환을 위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 나선 청년들은 스스로 먹을거리를 생산해서 직접 요리해 먹고, 옷을 만들고, 집을 고치고, 자신의 몸을 돌볼 수 있는 방법들을 익히면서 삶의 기술을 체득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스스로’ (自)의 시대를 열어가는 새로운 주체로서 청년 문화와 운동들은 더욱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 즉 자각 自覺, 자작 自作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협동과 연대를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온전한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회복함으로써 자립 自立과 자치 自治를 실현해나가는 것은 삶의 민주주의를 체득하는 길이자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다.31)

 

이처럼 국가주의, 성장주의, 관료주의의 영향력으로부터 거리를 두면서 지역과 생활 현장에서 동료와 이웃들과 함께 협동을 통해 힘을 길러내고 삶의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기 위한 노력은 소위 ‘후쿠시마 세대’, ‘세월호 세대’로 불리는 지금의 청년 세대가 새로운 살림의 시대를 열어가는 주체로 당당하게 서는 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청년들의 노력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일이야말로 ‘돈보다 생명’이 중요한 사회를 염원하는 기성세대의 윤리이자 책무라 할 것이다.

 

 

참고문헌

서동진. 2009. 『자유의 의지 자기계발의 의지』. 돌베개 .

서명선. 2009. “그들은 관찰한 것일까 . 관찰된 것일까: ‘잉여’들의 새로운 시작”. 우석훈.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레디앙.

소영현. 2012. “한국사회와 청년들: ‘ 자기파괴적’ 체제비판 또는 배제된 자들과의 조우”. 『한국 근대문학연구』, 제26호 .

송수연. 2013. “새로운 문화정치의 장, 자립문화 운동: 문화귀촌, 청년의 소셜 네트워크, 메이커 문화”. 『문화과학』, 제73호.

유성호. “청년은 ‘당신의 평등’이 아니라 생존을 원한다”. <Slow News> 2015. 5. 12.

이기훈. 2004. “청년, 근대의 표상: 1930년대 ‘청년’ 담론의 형성과 변화”. 『문화과학』, 제37호.

이동연. 2004. “세대문화의 구별짓기와 주체형성”. 『문화과학』, 제37호.

정규호. 2014. “생명위기 시대와 협동운동”. 『녹색평론』, 제137호.

주창윤. 2006. “1970년대 청년문화 세대담론의 정치학”. 『언론과 사회』, 제14권 3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4. 「2014 한국복지패널기초분석 보고서」, 2014-30.

현대경제연구원. 2015. “ 광복 70년, 경제·산업 변화와 시사점”. 『VIP 리포트』, 통권 599호(15-2).

 

 

1) 일할 의지와 일할 능력이 있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일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것을 ‘청년실업’이 라 부른다.

2) 통계청은 지난 4월 기준으로 20∼30대 취업 무경험 실업자 수가 9만5천 명으로, 카드사태가 있었던 2003년 1월 이후 1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3)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 대비 청년실업률 비율은 지난해 2.58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3배보다 높다 .

4) 이들을 ‘알부자족’이라고 부르는데, 아르바이트로 부족한 학자금을 충당하는 대학생들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휴학생 7명 중 1명가량은 취업이나 병역이 아닌 경제 이유 때문에 휴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5) 취업포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올해 대학졸업생 1,0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졸업생들의 평균 부채 규모는 1,300여만 원이며, 빚을 안고 졸업하는 대학생 비율은 58.4%로 5명중 3명 정도가 부채를 안고 사회에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6) 정치권의 청년 세대에 대한 관심은 2010년 6.2 지방선거를 거치면서부터로, 당시 전체 유권자의 40%에 달하는 20-30대 젊은 세대의 투표율 증가가 선거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7) 청년들을 대상화하고 수단화하려는 태도는 청년 활동가들의 재생산 문제를 고민하는 소위 사회운동 영역에서도 발견된다. 기성세대 운동가들은 청년세대와의 소통 확대에 대한 희망과 후배들에게 ‘꼰대’로 비춰지는 존재적 위치 사이에서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다.

8)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학점 관리는 기본이고 각종 자격증과 어학연수, 공모전 입상, 인턴, 사회봉사 경력에다 심지어 성형수술까지 감행하는 지금의 청년들의 처지를 놓고, 세련된 디자인에 상대적으로 가격은 저렴한 해외 가구업체 브랜드 이름을 빌려다 붙인 것이다.

9) 사토리는 ‘깨달음’이란 뜻으로, 자기분수를 알고 현실에 만족하며 사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삶을 깨달은 세대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10) 서명선, 2009: 234.

11) 유성호, 2015.

12) 조선시대만 해도 대략 남자는 16세, 여자는 14세부터를 성혼 연령기로 삼았다.

13) 경제적 독립을 못하고 부모에 의존해 살아가는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캥거루족’ 또는 ‘빨대족’과 극심한 취업난으로 재학생 신분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절반 이상의 대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는 ‘NG (No Graduation) 족’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당연히 대학 모습도 바뀌어서 예전의 사회 정의와 민주주의를 외치던 운동가들은 사라진 지 오래고 대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생존의 활로를 찾으려는 외로운 개인들이 캠퍼스를 채우고 있다.

14) 동아시아에서 청년이라는 말은 1880년 일본에서 YMCA를 기독교청년회로 번역하면서 처음 등장했고, 우리나라 역시 기독교청년회와 함께 청년이라는 말이 쓰였다고 보고 있다(이기훈, 2004: 211-212).

15) 이기훈, 2004.

16) 70년대에 ‘통·생·블’ 즉 통기타, 생맥주, 청바지가 새로운 청년문화로 등장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주창윤, 2006: 95).

17) 소영현, 2012: 388.

18) 새로운 소비문화 주체로서 X세대, 정보화에 따른 네트워크 세대로서 N세대에 대한 논의도 마찬가지다.

19)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진행된 대규모의 구조조정이 사람들의 삶의 방식까지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시켜서, 결국 ‘자기 계발하는 주체’의 탄생으로 이어졌다는 진단도 나왔다(서동진, 2009).

20) 선거정치에 영향력을 미칠 정도 참여 주체로서 P세대, 월드컵과 붉은악마로 표출된 W세대 등이 그 예다. ‘2030’ 이라는 신조어도 이때 등장했다(이동연, 2004: 135).

21) 소영현, 2012: 392.

22) 1953년 우리나라 GDP가 13억 달러, 1인당 GDP는 66달러였던 것이 2013년에는 각각 1조 3천억 달러와 25,973달러를 기록했다

23) 현대경제연구원, 2015.

24) 우리나라의 공동체 관련 분야는 OECD 국가 중 34위로 낮은 편이며, 삶의 질 순위 또한 25위로 저조하다.

25) 최근만 보더라도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작년 10월에는 3.9%로 전망했는데, 올 1월에 3.4%로 낮추더니 지난 4월에 다시 3.1%로 하향조정해 발표하고 있다.

26) 가계부채는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최초로 1,000조 원을 넘어섰으며 현재 1,1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작년 말 가계신용은 약 1,090조 원으로 국민 1인당 2,150만 원 정도의 빚을 지고 있으며, 금융자산 처분으로 금융부채를 전액 상환할 수 없는 가계부채 한계가구도 12.5%로 137만 가구에 달한다.

27)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2014)에 따르면 2013~2014년간 빈곤탈출률은 22.6%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

28) 우리나라 노인 빈곤률은 OECD 평균보다 4배 이상 높고, 노인 자살률 또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29) 정규호, 2014: 140.

30) 송수연, 2013: 146-149.

31) 송수연은 이것을 자립문화운동이라 칭하며 기존의 체제와 시스템에 순응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을 만드는 에너지이고 활동이라고 부르고 있다(2013: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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