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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오일피크 시대, 전환마을을 시작하자
2016-07-30 13:50:00

* 『모심과 살림』 4호(2014년 겨울)에 실린 글입니다.

 

오일피크 시대, 전환마을을 시작하자

- 영국 토트네스에서 전 세계로 확산되는 전환운동 이야기

 

김이경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연구원)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태 이후 우리 삶은 얼마나 변했을까. 많은 이들이 핵발전소 문제를 인식하고,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해 농촌과 지역이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가운데 밀양 765kv 송전탑 문제로 두 명의 어르신이 스스로 생을 끊었다. 사람보다 개발이 우선인 현 상황에 울분을 토하듯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밀양으로 몰려갔다. 또한 얼마 전 삼척에서는 신규 핵발전소 설립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진행되어 압도적인 반대표가 나왔음에도 주민들의 의사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 투표율이 50% 안팎인 현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67.9%의 높은 투표율로 85%가 핵발전소 유치를 반대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요구는 삼척시의회에서 만장일치로 거부되었고 정치권과 씨름을 벌이는 중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정부는 일관되게 핵발전소 확대 정책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에너지 자원 부족을 이유로, 경제 발전이라는 변명으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을 보통 시민이 아닌 불순분자로 낙인찍기도 한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밖으로 눈을 돌리면 자원 문제로 리비아, 이라크, 중동 여러 국가들이 전쟁에 내몰려 있다. 국내외 어느 곳에서도 인간과 자연은 설 곳이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문제는 석유에서 비롯되었다. 값싼 석유를 바탕으로 경제 호황기를 누리던 20세기는 금세 한계에 다다랐다. 이를 넘어서보고자 하는 가운데 금융 상품이 활개를 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돈’들이 세상을 떠돌고 있다. 그리고 핵발전소를 대안이라 일컬었다. 주류경제는 이에 편승해 수익에만 치중하고 있고 각국 정부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를 보는 건 자본을 갖지 못한 대부분의 시민이다. 화려한 계산법으로 견고할 것만 같은 이 시스템은 석유가격 상승이나 부호들의 주식 투자 등 사소한 변화에 쉽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석유 문제, 금융 위기와 같은 변화에도 자체적인 사회·경제·문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회복력은 지금보다 훨씬 빠를 것이다. 이러한 자체 회복력(resilence)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주류경제에 비한다면 극소수 사람들이 활동하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한 마을을 넘어 도시로, 국가별 네트워크를 이뤄나가고 있다.

 

 

또 다른 실험이 시작되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운동은 ‘전환’을 키워드로 한 전환마을, 전환네트워크 사례이다. 이들은 한 마을이 에너지, 경제, 음식, 교육 등에 대해 기존 경제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탄력성 높은 시스템을 갖추면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삶을 만들어가는 움직임을 ‘전환운동(Transition Initiative)’이라고 한다. 그런데 실상 내용을 살펴보면 예전부터 익히 들었을 만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환운동이 현재 가지고 있는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도 ‘문명전환’이나 ‘전환의 시대’로 가야 한다는 요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2000년대 초부터 환경문제 심각성을 인식한 소수의 활동가, 학자들 사이에서는 ‘전환’이라는 용어가 자주 거론되었다. 이후 4대강 문제가 불거지자 2010년 초기에는 기독교 내에서 개발 담론을 벗어난 가치관 전환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언급도 있었다.

 

후쿠시마 쓰나미로 일본에서 핵발전소 문제, 방사능에 따른 전 지구적 생태계 균형의 무너짐을 경험한 후 한국에서는 에너지 전환 운동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공동체 마을, 대안학교, 환경운동 등을 포괄하는 대안운동으로 불렸지만 ‘대안’, ‘공동체’ 등 용어의 추상성과 광범위한 사례는 이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변형(transformation), 대안(alternative), 전환(transition)은 유사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대안이 기존 시스템을 부정하는 측면이 있다면 변형은 기존을 변화시켜 다른 형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전환은 긍정과 부정의 이분법보다는 다른 생활양식으로 나아간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 중 전환운동은 석유 문제에 보다 집중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석유가 가진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생활 전반 영역에 변화를 일으키는 운동이다. 석유 문제가 일상생활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석유가 생활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전환마을이 처음 시작된 영국 토트네스Totnes에서 정의하는 전환은 ‘생활 전반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 중 오일 피크Oil Peak 문제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석유에 의존하는 삶을 살고 있다. 날씨에 따른 냉방, 난방은 물론이며 매일 입는 옷, 화장품, 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 등 사소한 영역에까지 석유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처럼 우리는 석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석유가 부족하게 되면 지금의 생활수준을 누릴 수 없게 될 만큼 취약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전환운동은 사소한 생활 변화에 집중해서 시작되었다.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한 주민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전기세를 줄여볼 요량으로 에너지 감축 운동에 참여했다가 적극적인 지지자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추상적인 글이나 연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비의 문제로도 접근한다. 그 주민이 지지자가 된 까닭은 단지 전기세가 줄어서만은 아니었다. 그는 전환운동이라는 단어조차 몰랐지만 동네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이웃을 만났고 친구가 되었다. 관계가 형성되면서 재미를 느끼고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전환운동의 시작, 전환마을 토트네스

 

전환운동은 성장과 화석연료에 기반한 지금의 경제를 보다 지속가능한 생활(경제)로 나아가게 하는 실천의 장이다. 전 세계 전환운동 네트워크 홈페이지 상단에는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지역 탄력성을 회복하자’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이러한 전환운동을 벌이는 공동체를 전환마을(Transition Town)이라고 한다.

 

전환마을은 2006년 영국 데번Devon 주에 있는 토트네스 지역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조금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롭 홉킨스Rob Hopkins라는 전환운동네트워크 공동창립자가 아일랜드 킨세일 시의 직업교육대학에서 강의하던 시기에 아이디어가 촉발되었다. 그는 아일랜드에서 지속가능한 농사를 짓는 방법(퍼머컬처Permculture)과 자연건축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4년 10월에 석유전문가 콜린 캠벨 박사의 초청 강연을 들은 후 석유에 기반한 경제가 가져오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후 그는 석유가 줄어드는 시기에 개인이 대처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 영국 토트네스로 이주한 그는 토트네스 사람들과 함께 다른 실험을 시도했다. 마침 2006년 9월, 공동체와 관련된 짧은 영화 두 편을 본 후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우연히 석유에 기반한 경제와 기후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후 이 모임에서는 먹거리, 이동 수단, 에너지, 사업, 일상생활, 건강, 건축 등 개별 주제로 나뉘어 그룹이 만들어졌다. 또한 각각의 그룹 대표는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했다. 이 모임을 계기로 현재 상황이 조금이라도 변화되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사람들이 모여 전환마을 토트네스가 만들어졌다.

 

그들은 정부의 지침을 기다리는 데 진이 빠진 사람들이었으며 정부보다 빨리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라고 인식했기에 실천했을 뿐이다. 처음 시작은 영화 감상이었으나 전환마을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지면서 이들의 아이디어는 전 세계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현재 16개 국가에서 400개 전환마을 추진위원회가 활동 중에 있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2008년에는 일본 후지노Fujino에서 전환마을 지위를 획득하는 등 북미, 유럽을 중심으로 한 운동이 전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마을에서 출발하다

 

전환운동은 어찌 보면 그리 새로운 방식은 아닐지도 모른다.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를 반복한다고 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재생에너지 혹은 대안에너지를 생산해 사용하기, 텃밭 가꾸기, 쓰레기 분리수거 하기 등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환경을 위한 실천으로 줄곧 이야기되는 것의 모음이다. 하지만 대안적 실천을 단지 아는 것과 이를 복합적으로 모아 마을 단위에서 행하는 것은 파급 정도에서 차이가 난다. 또한 이를 하나의 도덕적 규율이 아닌 삶의 영역으로 끌어오고 나아가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상상하는 것보다 실현되기 어렵다.

 

전환마을이 다른 대안운동이나 공동체운동과 조금이나마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은 실용성과 현실에 기반해 접근한다는 것이다. 몇몇 공동체 또는 대안운동은 이념이나 가치, 종교가 중심이 되어 폐쇄적인 경우도 종종 있다. 반면에 전환마을은 마을을 새롭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지금까지 몸에 밴 습관과 사고방식을 바꾸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더불어 정부가 주도하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아닌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기반으로 한 운동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일 피크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고 나선 첫 번째 마을이라는 것이다. 많은 공동체들은 에너지를 덜 쓰는 방향으로 생활하고 있다. 또한 자가동력으로 에너지를 순환할 수 있도록 자체 시설을 보유하거나 아예 화석연료 시대 이전으로 돌아간 곳도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트네스에서 시작된 전환마을을 석유 문제에 도전한 첫 시도라고 평가하는 것은 ‘석유를 넘어선 삶’이라는 모토를 걸고 이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보다 도시에 기반한 운동이기 때문은 아닐까.

 

전환마을을 통해 전환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은 자신들을 대안이라고 일컫지 않는다. 자신들은 다만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 전환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안에너지를 무조건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태양광을 설치해서 에어컨을 더 많이 쓰는 삶보다 에어컨 사용 자체를 줄이는 생활을 지향한다. 또한 근처 지역에서 재배한 음식을 먹자는 운동을 펼치면서도, 유기농 가게가 많아져야 한다거나 로컬푸드 소비가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소비를 줄여보자고 제안한다. 즉 전환을 위해서는 모든 분야의 에너지 또는 소비를 근본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당연하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는 일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전환마을 구성원들에게 사람들은 조금씩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날로 높아가는 난방비와 전기료를 조금이라도 아껴보기 위해서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갖기도 하고 아이들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환거리(Transit Street)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은 시도들을 통해 전환마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오일피크로 인해 분리된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원래 가지고 있던 공동체 균형감각을 되찾는 것이다.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실험들

 

앞서 언급한 대로 전환마을은 영국 토트네스에서 2006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롭 홉킨스가 아일랜드에서 이곳으로 이주해 전환운동을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토트네스라는 지역 자체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었다.

 

영국 데번 주에 위치한 토트네스는 인구 약 8천 명의 작은 지역이다. 이곳은 자연 풍광이 멋진 곳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주변 환경이 자연친화적이다. 또한 대안, 공동체와 같은 단어를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그룹들이 이미 있었다. 예술가들을 위한 시설도 잘 갖추어진 지역이었기에 다수의 화가, 연주자 등 예술가들이 거주하고 있어 문화적 배경도 풍부하다. 그들은 “우리의 존재는 먹을 것과 입을 것에서부터 우리의 가정, 이동수단에 이르기까지 모두 값싼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라는 점을 인식하고 석유에너지로부터 2030년까지 독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토트네스에서 이뤄지는 전환운동은 경제, 교육, 농사 등 다양한 부분에 걸쳐 있다.

 

토트네스에서는 전환거리(Transition Street)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높이고 있다. 이는 주위 사람들과 그룹을 만들어 에너지, 탄소, 쓰레기, 음식 등을 줄이는 방법을 배워 실생활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다. 이들은 음식물쓰레기를 덜 발생시키는 마을을 고민하다 근처 식품업체에서 매달 꽤 많은 양의 농산물을 버리고 있다는 정보를 접했다. 이에 설득에 나서 결국 버려지는 농산물을 자선단체와 노숙자에게 전달하게 되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환경은 물론 이웃을 돌보고 생활비도 절약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전환거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규모는 토트네스 인구의 20% 가량이나 된다.

 

경제 부문을 살펴보자. 토트네스에서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지역화폐 사용이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다. ‘토트네스 파운드’라 불리는 이 화폐는 발행한 지 14개월 후 70개의 상점이 가맹점으로 가입해 점점 사용처를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에 기반한 경제를 촉진하고 있다. 토트네스의 지역기반 생활권 구축과 경제 운동은 이에 그치지 않고 프랜차이즈 반대 운동으로도 확산되었다. 2012년에 영국 최대 커피점 체인인 코스타Costa가 토트네스 주민들의 반대로 입점 취소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이곳에서는 토지 공유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토트네스에서 텃밭을 일구고 싶지만 땅이 없는 사람과 땅을 가지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짝 지어주는 프로젝트로, 50여 가족이 참여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아직도 소수의 사람만이 땅을 가질 수 있는 현실을 알리는 동시에 인간과 자연 등 상호의존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음을 알게 하는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이 지역의 독특한 점은 전환마을과 전환운동에 대한 가치를 보다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슈마허 칼리지Schumacher College라는 배움터가 있다는 것이다. 슈마허 칼리지에는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짧은 기간이나 방학 동안 머무르면서 이곳의 지혜를 배울 수도 있고 대학원에 진학할 수도 있다. 개설된 전공 및 과목은 전환을 위한 경제학, 지속가능한 원예와 식량생산, 생태학적 디자인 사고, 야생의 목소리(환경교육), 생태심리학, 新경제 세대 등이 있다.

 

슈마허 칼리지는 지역 단체 및 지역 주민과 밀착해서 이뤄지고 있어 수업 외에도 전환운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수업 진행부터 식사준비 등 거의 대부분의 활동에 생태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어 생활과 영적인 부분까지 배울 수 있다.

 

 

확산되는 전환마을·전환운동

 

전환운동은 토트네스뿐 아니라 많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스코틀랜드 하우에서는 마을회관을 탄소를 발생하지 않는 건물로 바꾸기 위해 모인 몇 명이 모여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그 이후 8개월 만에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무탄소 회관을 만들어냈다. 웨일즈 란데일로 지역에서는 토종 사과를 보존하기 위해 주민들과 나무심기를 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영국 루이스 지역에서는 루이스 파운드를 만들어 영국 100년의 지역화폐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1만 장의 지역화폐를 발행해 유통하고 있다.

 

전환운동에 참여한 이들은 “글로벌 시장이 필요한 이유도 많지만 필요하지 않을 이유도 많다.”라고 말한다. 전환운동 설명회에 참여한 청소년은 “우리는 또래 친구들이 왜 운전을 배우지 못해 안달하는지, 반면에 나는 왜 당장은 운전을 배우는 게 썩 내키지 않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차나 그 밖의 물질적인 것에 의존하는 게 싫기 때문이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한다.

 

에든버러 대학에서도 학생과 직원들이 작은 모임을 만들어 저탄소 전환운동을 펼치고 있다. 학교 측에서 이와 관련한 환경 연구 및 교육을 학생에게 제공하는 등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스코틀랜드 정부의 도움으로 학생들 집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프로젝트를 2년간 진행했다.

 

서울 은평구에서도 전환마을을 준비하고 있다. 토트네스에 거주하며 전환마을에 참여한 경험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풀뿌리 단위에서 사람들을 모집 중이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및 여러 단위에 은평구를 전환마을을 만들어보고자 제안했고 2014년 하반기에는 ‘전환마을학교’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2015년 은평 전환마을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토트네스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전환마을, 전환운동을 지지하기 위한 전환운동가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리처드 하인버그가 언급하듯이 전환마을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그 지역 주민의 1%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전환운동가 양성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 몇몇은 주위에서 자신을 이상한 사람으로 여긴다는 불평을 하기도 한다. 전환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은 다른 곳에서는 이상주의자, 히피 등으로 취급 받기도 하는데 이러한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전환운동은 연대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고 실천을 선택한다. 그리고 실천은 한 사람 한 사람이 행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고 하며 그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전환마을과 전환운동은 궁극적으로 사회의 탄력성을 높이는 것이다. 탄력성이란 회복성, 복원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공동체나 개인이 외부로부터 오는 충격을 견뎌내는 힘을 뜻한다. 누군가는 전환마을이 정부 단위가 빠져 있는 자유분방한 조직임을 지적하며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전환운동 지침서(Transition Handbook)에는 운동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집단적 의지를 대규모로 이끌어 내지 못하면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든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일갈한다. 즉 풀뿌리 단위에서 먼저 움직이고 행동해야 정부 정책을 비롯해 어떠한 변화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 주민과 마을이라는 풀뿌리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에 정치에 참여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마을에서 직접 결정하고 스스로 마을의 비전을 세우는 것은 중앙보다는 주변을 강화시키는 작업이다.

 

누군가는 이러한 시도를 그저 ‘바위에 계란치기’라고 할 수도 있다. 혹은 단지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몇몇에 의한 실험에 그칠 뿐이라고 비웃을지 모른다. 하지만 다른 삶을 살고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시도들, 이들의 사례는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전 세계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덜 외롭고 더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리처드 하인버그의 글을 덧붙인다. “우리를 기다리는지도 모르는 긍정적 미래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면 현재의 시장 추세를 컴퓨터에 입력하여 예측할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보아야 한다.”

 

 

참고문헌

리처드 하인버그. 2013. 『제로 성장 시대가 온다』. 부키.

서울연구원. 2014. 「석유 없는 세상을 준비하는 전환도시 서울 추진을 위한 기초 연구」.

연합뉴스. “더워지는 한반도 - 12. 영국 전환마을 토트네스의 실험‘. 2013.6.5.

은평녹색당 페이스북 www.facebook.com/greenpartyeunpyeong

전환운동네트워크 www.transitionnetwork.org

전환마을-토트네스 www.transitiontowntotn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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