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모심의눈 모심과 살림 읽기

모심과 살림 읽기

게시글 검색
[4호] 축소 사회로의 길
2017-01-17 15:08:00

* 『모심과 살림』 4호(2014년 겨울)에 실린 글입니다.

 

축소 사회로의 길*

* 마츠히사 히로시松久 寛. 『축소 사회로의 길』 (닛칸코우교신문사, 2013) 참고.

 

일본 <아젠다 프로젝트>에서 발간하는 사회문제를 생각하는 계간지 『아젠다AGENDA - 미래를 위한 과제』 제41호(2013년 여름)에 실린 글을 번역·게재함.

 

 

마츠히사 히로시(松久 寛, 축소사회연구소(http://shukusho.org) 대표이사. 교토대학 명예교수)

번역 이미란(한살림성남용인 활동가)

 

 

들어가기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문명의 전환점, 즉 탈성장의 출발점이다. 안전 신화 붕괴의 한 상징이 되었다. 이전의 상식은 믿을 수 없게 되었고, 정부와 학자, 방송의 이야기도 신뢰할 수 없게 되었다. 일본 전력의 30%는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되고 원자력 발전소가 없으면 일본은 안 된다고 협박해왔지만 원전 가동을 멈춘 지금도 무리 없이 살아가고 있다.

 

2011년의 여름, 전력 부족 속에 간토関東와 도호쿠東北에서는 전력을 15% 감축했고, 이어서 전국적으로도 2년간 10% 감축했다. 그때까지 모든 가정용 기기를 전기 제품으로 바꾸는 이른바 ‘All 전화電化’가 문화의 상징인 것처럼 선전해 왔지만, 이제는 선풍기와 나무 그늘을 즐기게 되었다.1) 이것은 의식의 전환이다.

 

산업혁명 후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의존해 성장을 계속해 왔지만, 자원과 환경의 한계 때문에 지수함수적인 양적 성장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매년 몇% 성장이라는 것은 어떤 면에서 고금리의 빚과 같고, 몇 년이 지나면 어찌할 수 없는 금액으로 불어나 파산한다. 문명은 빚을 탕감하는 것으로 끝낼 수는 없는 존재다. 약탈, 전쟁, 붕괴로 이어진다. 거기에서 도망치는 방법은 자원과 환경을 재생산 가능한 범위까지 축소하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성장이 멈추면 국가가 망한다는 신화에 지배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1991년의 버블 붕괴 이후 성장이 멈추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인구도 급여도 축소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축소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여, 행복하게 축소해가는 길을 찾을 필요가 있다.

 

성장의 미래

 

1972년 로마클럽이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르면 2050년 정도에 인구는 정점에 달하고, 이후에는 감소해 간다. 그 원인은 지수함수적인 성장에 있다고 말한다. 인류의 번영은 불에 의존했다. 그리고 산업혁명 후의 성장은 화석연료에 의존해왔다. 그 화석연료의 고갈을 말하고 있는 지금, 구체적으로 사용가능 에너지가 어느 정도 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표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전 세계에서 채굴 가능한 석유, 천연가스, 석탄, 우라늄을 석유로 환산하면 8,755억 톤이다. 석탄이 130년분 있으니 석유가 없어져도 괜찮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석유가 60년 후에 없어진다면 그 부분을 천연가스로 조달하게 되고, 그러면 천연가스는 1년 만에 없어진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없어지면 석탄에 집중하게 되어 23년 만에 석탄도 없어지게 된다. 중요한 것은 각각 몇 년 남아 있다는 것이 아니다. 남아 있는 전부를 더한 양과 총 연간 소비량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결국 결론은 84년 후에 고갈된다는 것이다. 우라늄은 전체의 5.5%에 지나지 않는다. 셰일가스 등이 새롭게 개발되고 있고 천연가스와 비슷한 정도의 양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것을 더해도 앞으로 100년 정도이다. 이것은 현 소비량을 유지했을 경우의 숫자이고, 만일 2%대로 소비가 늘어나면 54년 만에 고갈된다.

 

<표 1> 연료의 매장량·소비량·가채년수 (단위 : 석유환산 억톤) 

<출처> 

*1. 세계국세도회 2011/12 (야노코타기념회)

*2 도표가 보여주는 에너지 기초 2009-2010 (전기사업연합회)

*3 원자력에너지 도면집, 2011

 

연료가 고갈되면 그것을 빼앗으려는 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에너지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보자. 모아이 상으로 유명한 이스타 섬. 500년 정도 전에는 수만 명의 사람이 살고 있었고, 커다란 야자수가 무성했다. 채석장에서 모아이 상을 만들어서 목재 도구로 운반했다. 둥근 나무배를 만들고 고래잡이를 했다. 밥을 할 때도 불을 사용했고, 죽은 사람을 화장할 때도 나무를 사용했다. 그런데 그 나무를 모두 베어 버리고 난 뒤에는 배를 만들 수 없게 됐고 고기잡이도 나갈 수 없었다. 풀도 줄고, 새도 없어졌다. 그때 일어난 것이 동네 간 약탈전이었다. 그래서 인구가 10분 1까지 감소하였다. 약탈전의 결과 인육까지 먹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해석이 있는데, 배가 고파서 인간을 먹었다는 설과 싸움에 승리한 의식으로서 인간을 먹었다고 하는 설이다.) 그 무렵에 남미를 정복한 스페인인들이 들어와 원주민들을 노예로 끌고 갔고, 전염병까지 돌면서 인구가 111명까지 감소했다. 약탈, 전쟁, 멸망이 에너지가 없어질 때의 모습이다.

 

축소 사회

 

탈성장과 지속가능성(sustainable)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성장의 위험을 경고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탈성장은 현상 유지를 의미하지만, 현재의 자원 소비를 지속하는 것은 무리다. 미래세대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자원의 사용을 축소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경우 생활양식, 분배 등 모든 것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과정 및 목표를 ‘축소 사회로의 길’이라고 부른다.

 

우선 축소 사회의 목표는 자손들에게 자원과 환경을 남기고 문화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다. 지금 100년분의 자원이 있다고 해도 사용량을 매년 1%씩 감소해 간다면 자원 채굴 가능년수는 영원히 100년이 될 것이다. 즉, 지금 100의 자원이 있고 1년에 1개씩 사용한다면 1년 후의 자원은 99개가 된다. 1년 후의 사용량은 0.99가 되기 때문에 99÷0.99=100으로, 남는 것은 100년분이 된다. 이것을 영원히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면 30년 후의 소비량은 현재의 75%가 되고, 잔존량도 75%가 된다. 50년 후 소비량은 61%, 100년 후에는 37%가 된다. 에너지 소비량이 현재의 75%라는 것은 1987년의 수준이고, 61%는 1972년, 37%는 1967년쯤이다. 인구 감소나 에너지 절약 등의 기술 진보를 생각하면 결코 생활 수준이 낮아지지 않는다.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면, 2%씩 감소해갈 때 10년 후 자원 채굴 가능년수는 120년이 되고, 20년 후에는 150년으로 자원 채굴 가능년수가 점점 늘어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원 전쟁을 하지 않고도 해결된다. 축소가 전쟁을 회피하는 수단이다.

 

많은 사람들은 과학기술의 진보가 미래를 해결해 준다고 하며 성장을 계속하려고 한다. 그러나 과학기술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석탄에 의한 화력 발전의 효율은 약 40%인데, 이 효율이 과학기술의 진보로 인해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것이다. 1965년에 석탄 발전의 효율은 37%였는데 2005년에는 42%가 되었다. 40년 만에 5%가 증가한 것이다. 기술자가 놀고 있었던 게 아니다.

 

대기업이 우수한 기술자를 모아서 필사적으로 연구·개발한 결과가 이것이다. 지금부터 폐열의 이용 등으로 효율을 더 올린다 하더라도 50%가 한계일 것이다. 그것이 기술의 본질이다.

 

또한, 천연가스를 사용한 발전은 석탄보다는 효율이 조금 좋지만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고급 연료로, 질이 좋은 연료를 사용하면 효율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재생가능 에너지가 구세주처럼 얘기되고 있다. 태양광, 풍력, 소수력小水力, 지열 발전 각각의 발전 능력, 원가 등을 정리한 것이 <표 2>다. 여기서 원자력 발전은 120만kw, 가동률을 70%로 보면 연간 74억kwh가 된다. 1kw 용량의 태양광 발전은 연간 1000kwh의 전력을 발전한다. 즉 설비 이용률은 1000/8760(24시간×365일)이 된다. 풍력 발전도 설비 이용률은 1/5~1/10 정도다. 한편 수력과 지열은 24시간 발전 가능하므로 설비 이용률은 높다. 태양광 발전 장치를 만드는 에너지와 발전 에너지를 비교하면 2년 안에 회수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구름 낀 날 때문에 백업용 화력 발전 설비가 필요하고, 결국 이중의 설비 투자가 된다. 풍력 발전도 바람에 의존하므로 비슷한 상황이다. 화석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은 메리트이지만 화력 발전을 대신할 구세주는 될 수 없다.

 

<표 2> 원자력 발전 1기분을 대체하는 재생가능 에너지량

(출처: <매일신문> 2012. 9. 15 조간, 17면)

 

<표 2>에서 알 수 있듯이 용량과 원가 등을 생각하면 지금의 전력을 재생가능 에너지로 조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전체 전력의 몇% 정도까지 올리는 것이 한계이다. 그렇다면 전력 소비량을 축소하는 쪽이 더 간단하다. 실제로 2년간 10%가 감축되었다.

 

전력을 사용하는 쪽에서 보면 에어컨, 냉장고, LED 조명, 텔레비전 등의 가전기기는 꽤 효율이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에어컨은 모든 방에서 24시간 가동하고 냉장고와 텔레비전은 대형화되는 등, 효율이 개선된 만큼 전력 소비량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자동차도 엔진 성능 자체는 좋아졌지만 그것 이상으로 대형화, 자동화되어 연비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큰 차가 부의 상징이 아니게 되었고 친환경 자동차가 유행하고 있다. 이것은 의식의 변화다. 이처럼 축소 사회는 가치관을 바꾸는 것으로 간단히 실현할 수 있다. 닫힌 방안에서 돌리는 에어컨보다 나무 그늘과 선풍기가 건강에도 좋고 멋지다는 가치관이 침투되면 좋다.

 

태양에너지 사용이 쉽지 않은 것은 전기로 변환하기 때문이다. 발전 효율은 십 몇% 정도로 낮은 편이고, 전기를 모아두는 것도 어렵다. 그보다는 단순히 온수로 사용하는 편이 좋다. 태양열 온수기의 열효율은 50% 이상이고 온수 저장도 간단하다. 태양열 온수기의 기기 본체는 20만 엔이고, 공사비도 그 정도 든다. 보조금을 받지 않아도 십여 년이면 가스요금이 줄어들어 본전을 찾을 수 있다.

 

국토교통성은 100년 주택을 제창하고 있다. 차는 30만 킬로미터 정도 달릴 수 있어 30년은 탈 수 있다. 처음부터 이런 전제로 고무와 수지 등 약해지는 부분만 간단히 바꾸는 것이 가능한 구조로 차를 만들면 자원을 보전할 수 있다.

 

경제학을 하는 사람에게 축소경제학을 생각해달라고 하니, 축소경제학 같은 건 없고 발전을 전제로 한 경제학밖에 없다고 하였다. 기술도 대량생산을 전제로 한 기술이 주류로, 매출을 축소하면 기업은 도산한다고 말한다. 개발도상국에서 ‘축소’를 말하면 선진국 수준의 생활을 따라잡고 난 뒤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축소는 시작되고 있다. 일본의 인구는 축소되기 시작했다. 전력은 10% 축소되었다. 연간 평균수입은 1997년 467만3천 엔에서 2007년에는 437만2천 엔으로 31만 엔 감소되었다. 시가慈賀 현의 카타嘉田 지사는 모든 기존 정당 후보들을 제치고 ‘아깝다’ 캐치프레이즈로 당선되었다. 시가 현 사람들은 ‘축소, 아깝다, 튼튼해서 오래오래, 낭비하지 않는다’라는 말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슬로 라이프’라든가 ‘로하스’ 등을 말한다. 여기에 저항하며 성장을 추구하면 결국 적자, 국가채무의 증대라는 내일의 빚으로 돌아온다.

 

축소하면 실업자가 증가한다는 데 대해서는 유럽에서 실천하고 있는 워크 쉐어링work sharing이 유력한 해결법이다. 일본에서는 일부 사람들이 한밤중까지 일하는 동시에 실업자도 존재한다. 일하지 않는 사람의 생활보호비를 일하는 사람들이 세금으로 내고 있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일을 배분하고 월급으로 주는 편이 좋다. 기본소득도 검토할 만하다. 전 국민에게 최저생활비를 지급하는 것이다. 부자도 수입이 있는 사람도. 매월 6만 엔을 지급하면 일본 GDP의 2%에 해당하는 92조 엔이 든다. 물론 증세는 필요하지만 여러 가지 수당과 면세 조치를 폐지하면 행정이 간소화되어 불가능하지 않다. 최저생활비가 확보되면 농업이나 각종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이다. 공부하고자 하고, 기술을 익히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일본의 GDP는 세계 3위지만 개인 수입은 25위다. 2012년 OECD의 더 나은 삶 지표(행복도 지수: 주택, 수입, 고용, 공동체, 교육환경, 정부, 의료, 생활만족도, 안전, 일과 생활의 양립을 평가 지수로 함)에서는 136개 국 중 111위이다. 또한 지금 우리의 행복부터 미래 아이들의 행복까지 시야를 넓히고 발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는 진정으로 파멸에 이르는 성장의 길로 갈 것인지 축소 사회로의 길로 갈 것인지의 기로에 있다. 행복한 축소 사회는 가능하다.

 

 

1) 전화電化 상품의 상징인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는 뜻 - 역자 주

 

 

댓글[0]

열기 닫기

사단법인 모심과살림연구소 대표자 : 황도근 사업자 등록번호 : 201-82-08260 주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운로 19 (서초월드오피스텔) 3층 모심과살림연구소 (우 06732) 전화번호 : 02-6931-3604 팩스 : 02-6715-0818 이메일 : mosim@hansalim.or.kr

  • 전체 : 439357
  • 오늘 : 19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