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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앞으로의 15년
2017-02-01 13:29:00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앞으로의 15년

 

박숙현 (시민환경연구소 객원 연구위원)

 

 

 

 

 

Post 2015 개발의제

 

 

2015년 가을이 되면 전 세계의 지도자들은 두 가지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된다. 우선 9월에 있을 제70차 유엔총회는 지난 15년간 개도국을 중심으로 시행되었던 새천년개발목표의 종료 시점에 맞춰 향후 15년간 적용할 새로운 개발의제 Post 2015를 확정한다. 두 번째 중요한 결정으로 12월 초에 있을 제21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는 교토의정서 1, 2차 체제를 대신하게 될 2020 신기후체제에 대한 협상과 결정이 진행된다. 이미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탄소저감을 위한 국가별 자발적기여(INDC) 수준을 제출하였으나, 아직 눈치를 보면서 수위를 조절 중인 국가들도 있다. 개발의제를 이야기하면서 기후변화를 함께 꺼낸 이유는 이 두 가지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통해 상호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사회, 경제적 피해와 마찬가지로 에너지와 물 소비, 경제성장 역시 기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기후변화는 개발의제의 논의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올해 지정될 새로운 개발의제의 내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2012년 이전 리우+20 회의를 준비하면서 유엔은 앞으로 어떤 원칙에 입각해서 개발의제를 선정해야 할지 주요 그룹에 물음을 던진 바 있었다. 당시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는 앞으로 채택될 새로운 개발의제는 개도국 중심이 아닌 전 지구적 차원이어야 한다는 것, 포괄적 참여를 통한 목표의 선정과 실행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 인권과 평등, 환경문제를 반영하여야 한다는 원칙 등을 제시하였다. 기존의 새천년개발목표가 고위 리더나 관료, 전문가에 의해 수립됨으로써 제한적이며 수직적이고 획일적인 정책이 되었다는 지적에 근거한 것이었다. 리우+20 회의가 끝나고 바로 고위급 패널이 구성되었고, 이들은 처음으로 2013년 5월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십: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한 빈곤퇴치와 변혁적 경제」라는 보고서를 새로운 개발의제로 제출하였다. 이들이 제시한 원칙은 ①한 사람도 소외시키지 말 것, ②지속가능한 발전, ③일자리 창출과 포용적 성장을 위한 경제로의 전환, ④평화롭고 효과적이며, 개방적이고 책무성 있는 제도를 만들 것, 그리고 끝으로 ⑤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원칙은 그해 7월에 제출된 유엔 사무총장의 「모든 사람을 위한 존엄한 삶」이라는 보고서에도 일부 반영되었다. 보고서는 빈곤의 종식과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유엔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으면서, 국제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단독의 목표로 설정해야 하며 책무성 메커니즘이 중요하다고 제시하였다. 한편 지속가능발전목표 공개작업반(OWG)은 2013년 3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여러 국가기관과 주요 그룹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가졌고, 2014년 2월부터 핵심영역과 목표들을 정리하여 6월에 초안을 만들고 7월 제13차 회의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가지와 세부목표 169 항목을 채택하여 발표하였다. 고위급패널과 사무총장의 새천년개발목표 관련 보고서, 공개작업반 보고서를 망라하여 2014년 12월 반기문 사무총장은 종합보고서를 제출하였다 - 「존엄성으로의 길 2030: 빈곤 종식, 모든 이들의 삶의 전환과 지구 보호」. 이 보고서에서 제시한 3가지 원칙이자 비전은 첫째, 개발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사람이 없도록(Leave No One Behind) 포용적 발전을 강조하였고, 둘째, 제목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모든 사람들이 존엄한 삶(Life of Dignity for All)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셋째, 파트너십과 효과적인 실행을 위한 제도를 통한 실천약속(Universal Compact)을 강조하였다.

 

 

새천년개발목표에 대한 평가

 

새천년개발목표(MDGs)는 빈곤의 종식과 산모 및 영아의 건강, 공중보건, 보편적 교육, 성평등, 자연보전과 파트너십을 포함하는 8개의 목표와 18개의 세부목표, 48개의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간결한 언어, 명료한 측정방법의 제시 등으로 비교적 소통이 쉽고 평가지표의 적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가진 반면 지나치게 획일적이어서 지역에 따른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실행안의 적용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유엔의 중심의제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국제적 원조사업을 실행하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평이다. 특히 개도국의 초등교육과 공중보건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새천년개발목표에서 극빈층을 2015년까지 반으로 줄이는 목표를 제시하였는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국가들은 이 목표를 이룬 반면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은 목표들 달성하지 못하였다. 전체적으로 극빈층은 반 정도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서 9명 중 1명은 기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천년목표 중 가장 성적이 좋지 않은 분야는 영유아사망률과 모성보건으로, 5세 이하의 영유아 사망률을 2/3 줄이겠다는 목표는 여전히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모 사망률을 75% 줄이겠다는 목표 역시 2013년 현재 45%정도 사망률이 줄어든 수준이기 때문에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상기하였던 바와 같이 새천년개발목표는 그것이 가진 단순함 때문에 빈곤을 지나치게 개도국의 문제로만 인식하였던 것, 분쟁이나 재난을 겪은 취약국가에 대한 특수한 현실을 반영할 수 없었던 것이 한계로 평가되며, 빈곤을 협의의 사회개발 의제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인권이나 평화, 거버넌스 등 사회적 문화적 차원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또한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개도국의 경우에 개발원조가 지원됨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원칙과 내용

 

2014년 12월 발표된 UN사무총장의 종합보고서(The Road to Dignity by 2030:Ending poverty, transforming all lives and protecting the planet, p.8)를 살펴보면,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실제로는 그 뿌리가 깊고 오래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92년 리우회의, 2000년 새천년 정상회의와 새천년목표(MDGs), 2005년과 2010년 MDGs 정상회의, 그리고 2년 전 리우+20에 이르는 여정은 일관되어 있었다. ‘Human Well-being’이라는 궁극적 목표가 그것이었고, 기후변화를 포함한 환경문제로 인해 인간의 참삶(Well-being)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각성이 그 배경이었다. 지속가능발전이 의제21을 통해 지난 20여 년간 우리 가까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전환사회를 획기적으로 가져다주는 실행력을 갖지 못했다는 점 때문에, 녹색경제나 녹색성장의 기술시장 패러다임이 등장하였다. 그렇다면 개발의제로서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역시 기술패러다임에 기반한 것은 아닐까?

 

개요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Leaving no one behind)는 원칙이 비전토론에서 주목을 끌었다. 그 개념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조항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누가 가장 뒤쳐지기 쉬운 사람인지, 배제되기 쉬운 그룹인지가 정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의되어야 하고, 그 사람들이 지금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수립해야 한다. 획일화에 대한 비판이 있었기 때문에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국가별 제도정비의 책임과 수립되는 목표가 국가에 적합하도록 수정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두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실행력과 책임성을 강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너무 복잡하고 다양한 요구 때문에 측정지표와 모니터링 메커니즘의 어려움 또한 예상된다. 이미 유엔 통계기관은 지속가능목표별 측정가능한 지표를 각 국가별로 조사하여 400개가 넘는 지표를 선별하였다. 이 중 측정이 어려운 항목, 질적 평가가 요구되는 항목은 지표 선정이 어려워서 목표 자체가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속가능발전목표(공개작업반 제시안)

 

1. 모든 국가에서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

2. 기아의 종식, 식량안보 확보, 영양상태 개선 및 지속가능농업 증진

3. 모든 사람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고 참삶(well-being)을 증진

4. 모든 사람을 위한 포용적이고 형평성 있는 양질의 교육 보장 및 평생교육 기회 증진

5. 성평등 달성 및 여성·여아의 역량강화

6. 모두를 위한 식수와 위생시설 접근성 및 지속가능한 관리 확립

7. 모두에게 지속가능한 에너지 보장

8. 지속적·포괄적·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및 생산적 완전고용과 양질의 일자리 증진

9. 건실한 인프라 구축,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화 진흥 및 혁신

10. 국가내·국가간 불평등 완화

11. 포용적이며 안전하고 회복력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와 거주지 조성

12. 지속가능한 소비 및 생산 패턴 확립

13. 기후변화와 그 영향을 대처하는 긴급 조치 시행

14.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해양·바다·해양자원 보존과 지속가능한 사용

15. 육지생태계 보호와 복구 및 지속가능한 수준에서의 사용 증진 및 산림의 지속가능한 관리, 사막화 대처, 토지황폐화 중단 및 회복 및 생물다양성 손실 중단

16.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평화적이고 포괄적인 사회 증진과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사법제도, 모든 수준에서 효과적·책무성 있는·포용적인 제도 구축

17. 이행수단 강화 및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재활성화

 

17개의 목표는 새천년개발목표의 이념을 그대로 이어받아 새로운 개발의제하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할애하고 있다. 따라서 원조(ODA)를 통한 개도국에 대한 지원은 빈곤과 영양공급, 교육 분야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새천년개발목표 시행과정에서 파악된 바, 고용의 안정이 빈곤 문제와 직접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개도국의 경우 전체 고용시장에서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로 정의되는 대다수의 노동자들이 빈곤에 취약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빈곤의 감소 속도가 20%에 정체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고, 영양결핍 인구의 비율도 이와 유사하게 15~16%대를 유지하였다.

 

공개작업반이 제시한 목표1과 2는 빈곤문제를, 목표8은 고용안정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여 경제성장에 동반되어야 하는 고용안정의 문제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목표3과 6은 공중보건 개선에 관한 사항이고, 모든 사람의 교육 접근권을 보장하는 항목은 목표4에 포함되었다. 불평등을 개선하고자 하는 항목(목표5,10)은 성평등과 더불어 소득격차에 의한 빈부의 격차를 줄이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 간의 불평등을 저감시키자는 목소리가 포함되었다. 기존의 경제성장 패러다임이 낳은 환경문제와 사회적 불평등이 지속적인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 개선하자는 의지가 느껴진다.

 

환경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패턴(목표12)은 지난 리우+20 회의에서 채택된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10개년 계획(10YFP)이 반영된 것으로, 대량 생산과 소비를 추구하던 자본주의와 경제성장 패러다임에 일침을 가하는 목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에코 라벨링을 통한 친환경상품 정보를 제공한다거나 녹색매장을 지정하여 녹색소비를 확대실시하는 것, 기술인증 시스템을 통해 환경인증제품을 더 생산하는 것, 폐기물을 저감시키는 것, 생태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담고 있어서 저탄소 녹색성장의 틀에서 말하는 녹색산업을 새로운 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하자는 녹색기술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계를 드러낸다. 한편 도시 기반시설과 설계에서 환경과 안전을 고려해야 하고(목표11), 산업분야에서도 환경산업을 발전의 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포함하였다(목표9). 개도국에서의 에너지 접근권 확보, 에너지 효율성을 배가함으로써 에너지를 절감하고, 기후변화를 고려한 화석연료 에너지원의 감축과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중을 확대하는 안은 목표7에 반영되었다.

 

새천년목표에서 단 하나의 목표였던 환경에 관한 목표가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다수로 확대되었다는 점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에서 차지하는 환경의 비중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종적으로 유엔정상들이 모인 마지막 협상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의 항목을 감소시킬 경우, 환경에 관한 목표들이 모두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기후변화에 대한 파리협상의 결과가 지속가능발전목표보다 후에 나오기 때문에 지속가능발전목표13과 관련해서 전향적인 기후관련 목표가 정해지긴 어려울 것이다.

 

해양자원에 대한 보전과 산림자원 및 토양의 황폐화를 막는 목표 14, 15의 경우 공유재인 자연자원감소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농업이 대규모 산업화되면서 대량생산에 따른 표토층의 유실과 비료와 농약의 과다한 사용은 토질을 낮춤으로써 자연 생산력을 저감시키고 토양황폐화를 일으켜왔다. 일부 농업인(산업계)들은 더 많은 비료를 공급하여 생산을 배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도 있지만, 이미 비료에 의존하는 생산방식의 문제와 질소와 인의 과다한 사용으로 하천과 해양에는 부영양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소농과 전통적인 농업방식, 농생태학의 적용 등 새로운 접근법이 더 요구되어야 하는 실정이다.

 

이행기제

 

목표16과 17은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이행기제를 담은 항목이다. 국가별 이행기제가 일률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은 낮지만 기존의 의제21에서 출발한 지속가능발전법이나 지속가능발전위원회 활동을 보다 체계화할 수 있는 틀이 될 것이다. 국가별 책무성은 여전히 투명성 확보에 머무르고 있지만, 모니터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강제집행적 규정을 두어 문제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한 제제조치도 취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될 필요성이 있다.

글로벌 파트너십에 관한 이행기제는 선진국이 개도국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GNI대비 0.7%의 의무사항을 재확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0.3%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서 이에 대한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파트너십이 담고 있는 내용이 국가 기관이 주도하는 파트너십뿐만 아니라 개인과 단체 등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간의 교류와 지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의 도입도 필요할 전망이다.

 

 

누구를 위한 지속가능발전목표인가?

 

공개작업반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포함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상충되는 항목이 있기도 하고, 의미가 모호하거나 공통적으로 적용되기 어려운 내용도 있다. 이에 대한 협상은 현재도 진행 중이고 9월에 최종안이 결정되는 그 순간까지 누구도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단 기존의 녹색경제와 녹색성장에서 주요한 축을 이루었던 기술프레임이 여전히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효율성을 높이는 에너지 정책과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프레임, 산업분야와 도시 기반시설에 대한 전망은 녹색기술발전을 통한 경제성장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개발협력 차원에서는 아무래도 원조와 재원 흐름이 핵심 협상주제가 되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협력, 개도국간의 파트너십, 민간재원을 통한 지원사업 등 다양한 방법 모색이 진행중이다. 개도국은 더 많은 지원사업을 원하고 있고, 선진국은 자체적인 목표를 선정하고 실행해야 하는 부담과 함께 수원국의 이행기제와 투명성을 더욱 요구할 것이다.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정해지기 전 2015년 7월에는 제3차 개발재원회의(Financing for Development)가 아디스아바바에서 개최된다. 이 회의는 추후에 정해질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이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재원투입 주체에 대한 논의와 지원방법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므로 굉장히 주목받는 회의가 될 것이다. 특히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실행에 있어 세계은행을 포함한 다자개발기구와 금융기구의 적극적 참여 및 재원확보를 위해 민간재원을 늘리는 일 등이 협상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본다. 다자금융기관과 민간의 재원이 개발의제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바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며, 실질적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이를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유엔의 주요 그룹을 비롯한 개도국들은 이행기제에 이를 반영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녹색기후기금(GCF)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기금 확보도 어려워지고 있고 기금의 집행 기준 역시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예를 들면 녹색기후기금에서 개도국의 화석에너지 청정기술 개발에 기금을 투입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시민사회와 국가협의체간의 갈등이 존재한다. 청정기술이라는 말은 들어가지만 그것이 화석연료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옹호하는 정책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온실가스 감축기술에 투입되는 재원과 개도국의 환경약자들에게 지원해야 할 기후변화 적응 프로그램 재원의 비율을 놓고 치열한 협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개발재원회의의 아디스아바바 협약안이 지속가능발전의 재원의 향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UN의 9개 주요그룹인 지방정부, 농민, 여성, 청소년, NGO, 기업, 원주민/소수민족, 노조, 과학기술자 그룹은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진행되는 동안 이해관계자 의견을 그룹별로 수렴하여 제시하였다. 그중 농민(Farmers Major Group)들의 의견을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농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전 과정에서 농민들의 참여를 요구하며, 우리 구성원들의 대표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가족농, 소농 등 이미 팽배해진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빈곤을 겪으면서 그 해결안을 놓고 진지하게 고민해온 우리들을 인식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농생태학과 제로투입 농업과 같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실천안들을 지원해주고 확대할 수 있도록 요청한다는 의미이다. 나아가서는 농촌에서 혹은 농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성별과 민족, 인종으로 차별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주목하기를 요구한다,”(지속가능발전2015 이해관계자 프로그램에 제출된 농민 입장)

 

 

지속가능발전목표의 국내도입 의미

 

1992년 리우회의가 개최되고 국가와 지방정부, 시민사회는 의제21 혹은 지방의제21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실행모드에 들어간 바 있다. 국가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탄생하였고, 이례없는 전향적 자세로 시민단체 추천인을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대표로 추인하기도 하였다. 위원회는 대통령 산하 혹은 총리실 산하에서 2006년까지 활동하면서 전국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시민단체들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발전기본법>을 제정하고자 노력하였다. 하지만 수년간의 토론을 거친 법안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저탄소 녹색성장’과 ‘녹색성장위원회’에게 그 기능과 자리를 내어주며 <지속가능발전법>으로 축소되었다. 담당부처는 환경부로 이관되었고, 현재 총리실 산하에는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의 실행을 맡고 있는 녹색성장위원회가 자리잡고 있다. 민간위원들보다는 전문가와 관료 위주의 위원회로서 시민사회와는 협력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녹색성장위원회는 ‘저탄소녹색성장을 위한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기후변화적응 및 에너지 자립, 녹색기술을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펼쳐왔다. 특히 녹색국토와 교통 조성을 통하여 삶의 질을 개선하고 국가위상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반면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수립하고 평가하는 지속가능발전계획이 환경부 관리하에 있는데,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서는 다루지 않는 빈곤과 사회적 형평성과 식량안보와 국민건강 증진, 토양의 지속가능성 확보 등을 담았다는 점에서 국제적 기준의 지속가능발전 목표에 더 근접하다고 볼 수 있다. 즉, 지속가능발전이 녹색성장보다는 포괄적인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위적 개념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발전 목표가 구체적으로 마련되는 2015년부터는 국내 조직 및 법 개편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전 정권에서 마련된 <저탄소녹색성장 기본법>이 <지속가능발전기본법>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이미 지정된 이행과제와 세부과제들이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지정된다고 하더라도 국내 목표는 기존의 전략에 맞춰서 조율될 가능성이 높지만, 조직 개편과 법률안 재검토를 통해 지속가능발전법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모심과 살림』 5호(2015년 여름)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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