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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동향 [대안과 인물] 호세 무히카 대통령의 리더십에 주목하다
2015-02-26 09:49:01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위 문장은 전 미국 대통령인 빌 클린턴이 1992년 대선 때 사용했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를 변형한 것이다. 최근 사회 문제는 여러가지로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지속적인 경제불황은 이제 저성장 혹은 마이너스 성장으로까지 치달을 예정이고 출산율은 점점 떨어져간다. 더불어 에너지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기술과 과학의 발달은 인류에게 큰 풍요를 주었지만 동시에 양극화와 환경파괴라는 문제도 안겨주었다.

이러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 이론, 시민과의 협치 등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사회는 정치적인 혼란스러움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한 발자국도 떼지 못했다. 어떤 정치가 필요할까?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도 그 이유에서이다. 이에 문제를 돌파하려고 애쓰는 다양한 인물을 소개한다.

 

첫 번째 인물은 우루과이 대통령 ‘호세 무히카(José Mujica)’이다. 현 우루과이 대통령인 호세 무히카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the world's 'humblest' president)’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그가 가진 재산이 여느 지도자들과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2010년 대통령 취임 당시 그가 신고한 소득은 약 200만원. 눈속임이나 허위가 아니다.

그는 대통령궁을 노숙자들을 위한 쉼터로 개방하고 수도에서 조금 떨어진 마을에서 생활한다. 물론 직접 운전해서 출퇴근한다. 그가 타는 자동차는 1987년형 하늘색 폴크스바겐 비틀로 한 눈에 봐도 낡았다. 하지만 그는 “나는 가난하지만 내 마음은 절대 가난하지 않다. 삶에는 가격이 없다.”라는 말을 자주한다. 부와 재산이 인간의 삶을 결정한다는 걸 벗어 던진 셈이다.

호세 무히카 대통령 집 (출처: Guardian)

호세 무히카 대통령 자동차 (출처: AP)

 

 

 

 

 

 

                                                                         호세 무히카 대통령 집  (출처: Guardian)                           호세 무히카 대통령 자동차 (출처: AP)

뿐만 아니라 월급으로 주어지는 약 1200만원 중 90%를 복지단체, 시민단체, 정당 등에 기부한다. 그는 보통 우루과이 사람들이 100여만 원 미만으로 생활하듯 자신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병원에 가서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줄을 서서 진료를 받는다. 이러한 모습은 고고한 특권을 누리는 현 정치인에 염증을 느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그의 파격적인 행보가 일상생활에만 그친다면 그는 그저 기이한 정치가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무히카 대통령의 정책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또한 그는 빈곤층이 산적한 국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선보이면서도 문명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전세계에 일갈한다. 201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리우 정상회담’에서 그는 “우리 앞에 놓인 큰 위기는 환경의 위기가 아닙니다. 그 위기는 정치적인 위기입니다.”라고 했다.

어떤 내용인지 아래 연설문을 읽어보자. (번역 출처: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http://www.huffingtonpost.kr/2014/04/15/story_n_5150195.html)

 


이곳에 오신 정부 대표와 관계자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저를 초청해 주신 브라질 국민들과 지우마 호제프 대통령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저보다 먼저 여기에 서서 연설한 훌륭한 연사들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몇 가지 의문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오후 내내 우리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빈곤을 없애는 문제에 대해 논의해왔습니다. 과연 우리의 본심은 무엇입니까? 현재 잘살고 있는 여러 나라의 발전과 소비 모델을 흉내 내자는 게 아닙니까? 여러분들에게 묻습니다. 독일 가정에서 보유한 자동차와 같은 수의 차를 인도인이 소유한다면 이 지구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숨 쉴 수 있는 산소가 어느 정도 남을까요?

더 명확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서양의 부유한 사회가 하는 그런 소비 행태를 세계의 70~80억 사람이 할 수 있을 정도의 자원이 지구에 있을까요? 그게 가능합니까? 아니면 언젠가 우리가 다른 논의를 해야만 할까요? 왜냐하면, 우리가 사는 이 문명은 우리가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문명은 시장 경제와 경쟁이 낳았습니다. 그리고 무한의 소비와 발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경제가 시장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시장 경제가 자원을 찾아 세계 곳곳을 다니는 세계화를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세계화를 통제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세계화가 우리를 통제하고 있습니까? 이런 무자비한 경쟁에 바탕을 둔 경제시스템 아래서 우리가 연대나 더불어 살아가자는 논의를 할 수 있나요? 어디까지가 동료이고 어디까지가 경쟁 관계인가요?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이번 행사의 중요성을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 반대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큰 위기는 환경의 위기가 아닙니다. 그 위기는 정치적인 위기입니다. 현대에 이르러 우리는 인류가 만든 이 거대한 세력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리어, 이 같은 소비사회에 통제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발전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지구에 온 것입니다. 인생은 짧고 바로 눈앞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생명보다 더 귀중한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량소비가 세계를 파괴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고가의 상품을 소비하는 생활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인생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소비가 사회의 모터인 세계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많이 그리고 빨리 소비를 해야만 합니다. 소비가 멈추면 경제가 마비되고 경제가 마비되면 불황이라는 괴물이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대량소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수명을 단축하게 하고 가능한 한 많이 팔도록 해야 합니다. 즉, 10만 시간을 사용하는 전구를 만들 수 있어도 1000시간만 쓸 수 있는 전구만을 팔아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긴 시간 사용할 수 있는 전구는 이런 사회에서는 좋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이 더 일하고 더 많이 팔 수 있게 하려고 ‘일회용 사회’를 지속해야 합니다. 우리가 악순환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이것은 분명히 정치 문제이고 지도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써서 세계를 이끌어 가야 합니다. 동굴에서 살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을 통제해야만 한다는 것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제 부족한 식견으로 보면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는 정치적인 것입니다. 먼 옛날의 현자들, 에피쿠로스, 세네카, 아이마라 민족까지 이렇게 말합니다. “빈곤한 사람은 조금만 가진 사람이 아니고 욕망이 끝이 없으며 아무리 많이 소유해도 만족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것은 문화적인 문제입니다. 저는 국가의 대표자로서 리우 회의에 그러한 마음으로 참가하고 있습니다. 제 연설 중에는 귀에 거슬리는 단어가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수자원 위기와 환경 위기가 문제의 근본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만든 사회 모델인 것 입니다. 그리고 반성해야 할 우리들의 생활방식인 것입니다.

저는 환경자원이 풍부한 작은 나라의 대표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300만 명 밖에 안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1300만 마리의 소가 있습니다. 염소도 800만에서 1000만 마리 정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식량, 유제품, 고기를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아주 작은 나라임에도 토지의 90%가 비옥합니다.

제 동지들인 노동자들은 8시간 노동을 쟁취하기 위해 싸웠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6시간 노동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6시간 노동을 하게 된 사람들은 다른 일도 하고 있어 결국 이전보다 더 오랜 시간 일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그는 오토바이나 자동차 등의 구매에 들어간 할부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그 돈을 다 갚고 나면 자신이 저처럼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는 노인이 되어 있고, 자신의 인생이 이미 끝나간다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묻습니다. 이것이 인류의 운명이 아닌가 라고요?

제가 말하려는 것은 너무도 간단합니다. 개발이 행복을 가로 막아서는 안됩니다. 개발은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어야만 합니다. 개발은 행복, 지구에 대한 사랑, 인간관계, 아이 돌봄, 친구 사귀기 등 우리가 가진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자산은 바로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싸울 때 우리는 환경 문제의 가장 핵심 가치가 바로 인류의 행복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젊은 시절 인민해방 게릴라 투쟁을 하며 지녔던 이상과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 이를 정책으로 펼쳤다. 10년 전 30%에 육박하던 빈곤율은 11%로 떨어졌고, 극빈층도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실업률도 22%에서 5%로 낮추었고, 1일 8시간 근로기준법을 안정화 시켰다. 특히 농업과 목축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국민이 많은 나라인만큼 농부 등 노동자의 처우개선이 사회 정의로 이어지는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불법적으로 유통되어 거대한 음성적 조직이 된 마리화나 시장을 철폐하기 위해 ‘마리화나 합법화’를 시도했다.

2015년 2월 말, 퇴임을 앞둔 무히카 대통령의 지지율은 65%에 달하며 그가 쓴 자서전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곧 10여개 국에 번역, 출판될 예정) 이러한 정치적 비전을 가진 리더십을 주변에서 찾을 수는 없을까. 개발이나 성장보다 환경, 인간, 생명을 중시하는 정책을 펼치는 동시에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례를 보여준 우루과이의 사례를 좀 더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정리: 김이경 (모심과살림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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