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생명평화활동가 대회 <나에게 생명평화 운동은 무엇인가>
- 2009. 4. 3-4 / 원주 토지문화관 / 모심과살림연구소 ․ 무위당 좁쌀 만인계 주최

[발제 4]
생명운동의 공명(共鳴)과 사회화를 위한 제언
윤호창 (생태유아공동체전국협의회)
1. 들어가며
생명운동이 제기된 지 20여년, 대중운동으로서의 유의미성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10여년의 역사를 거쳐 오고 있다. 생명운동의 정의를 내리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지만, 유기농 직거래운동, 생활협동조합운동, 도농공동체운동, 귀농운동, 풀뿌리자치운동 등 다양한 모습으로 기존의 시민운동과는 일정한 차이를 보이면서 변화 발전하고 있다. 그렇지만 생명운동의 우리 사회에서 온전한 시민권을 획득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생협 조합원이 40만 가구에 육박한다고 하지만, 아직 이들의 사회적 목소리는 조직화되어 있지 않으며, 지역과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움직임이 있으나 사회적 대안으로 자신 있게 말할 만한 상황은 아닌 듯하다. 거쳐 온 시간에 비해 눈여겨볼만한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질적인 성장과 사회적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과제들이 놓여 있다.
2. 공명과 사회화를 위한 과제
1) 생명운동에 대한 이념정립과 이념에 입각한 사회적 상의 제시
대중들에게 생명운동은 다소 고급스럽고 추상적인, 구체성과 현실성이 다소 결여된 이미지로 와 닿는다. 이런 경향은 ‘생명평화운동류’에 대한 기성세대의 담론이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는 했으나, 대중의 구체적인 실천과 동참을 이끌어내는 어려움이 있었다. 생명운동이 대중들에게 좀더 구체적인 상과 이미지를 가지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비젼과 활동이 제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영 ․ 지 ․ 체의 삼위일체론의 추상적인 담론과 함께 운동의 사회적 상을 잡기 위해 파리선언, 캄팔라원칙, 시대의 변화에 맞는 비젼선언문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는 와이엠시에이의 노력에 대해서 벤치마킹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명운동을 자임하는 단체들의 스스로 비젼 선언과 함께 생명운동을 지향하는 단체들 간의 공동 비젼 선언 등을 통해 사회적 상과 실천 활동을 제시하고 만들어감으로써 대중들에게 좀더 구체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2) ‘단체’ 중심으로 ‘지역’중심으로 힘과 에너지의 재구성
생명운동은 기존 시민운동이 보여왔던 대변형주의 ․ 중앙주의 ․ 실무자 중심주의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직접 민주주의 ․ 풀뿌리 현장주의 ․ 회원(조합원) 중심주의에 방점을 찍고 있으나 이에 대한 실천적인 모습은 아직 제시되고 있지 못한 듯하다. 생명운동이 이를 지향한다면 이를 구체화하는 노력 또한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노동운동이 ‘기업별 노조’에서 ‘산별노조’운동으로 지향과 실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듯이, 생명운동 또한 ‘단체’ 중심에서 ‘지역’중심으로 운동의 힘과 에너지를 모을 시기가 되었다. 생명운동의 대표적 브랜드가 된 생협운동이 단체중심으로 흐르면서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연대와 협력이 재구성되지 않는 한 질적인 도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명운동이 직접 민주주의 ․ 풀뿌리 현장주의 ․ 회원(조합원) 중심주의에 방점을 찍고 실천하고자 한다면, ‘지역’이라는 공간과 시간을 통해 이를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3) 사회적 현안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와 목소리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겠으나 사회적 과제에 대해 생명운동의 책임 있는 자세와 목소리는 접하기 쉽지 않다. 태도의 문제인지, 역량의 문제인지, 전략의 문제인지.....원인에 대한 분석이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생명운동의 사회화를 위해서는 고민해야 할 과제중의 하나이다.
최근 ‘경제위기와 민의대안’이라는 주제로 생명운동을 지향하는 단체들이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예상보다 뜨거운 시민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현안중의 현안이 된 경제위기 문제에 대해 생명운동진영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지에 대해 공동의 고민이 필요하다. 국가의 권력과 자본의 힘을 가지지 못한 생명운동이 할 수 있는 일이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민’들의 상상력 그리고 연대와 협력을 통해 사회적 힘들을 획득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협운동이 구체적 대안과 시스템을 만들었기에 사회에 안착하고 있는 것처럼, 경제위기에 대한 생명운동, 풀뿌리 민들의 대안을 만들어갈 때 기존 진보운동의 문제와 한계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신자유주의와 경제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난 토론에서 제기되었던 ‘지역호혜경제 네트윅’을 생명운동이 어떻게 구체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목소리가 필요하다.
4) 모델의 형성과 영역의 확대
거대 담론이 사라진 시대에, 운동의 확산은 구체적 모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생협운동 또한 각종 먹을거리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우리 사회의 환경이 성장을 도운 측면이 강하지만, 내부의 대안과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에 비교적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으며, 도시공동체 모델이라고 회자되고 있는 마포의 성미산, 부산의 물만골 등도 구체적인 모델이 우리 사회에 제시되었기 때문에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안으로 자리 잡기에는 여러 고통스런 과정을 겪어야 하며, 생존율 자체가 미미하므로 생명운동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모델과 영역의 확대를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먹을거리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생명운동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보육, 교육, 문화, 청년, 노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생활의 협동체가 구성될 수 있도록 기존 생명운동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 생명의 속성이 거대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에 있다면 생명운동이 다양한 영역으로 분기될 수 있도록 물길을 만드는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구체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테면 다양한 모델의 형성과 확산을 도모하고 지원할 수 있는 생명운동의 ‘공동연구센터’도 그 중 하나다.
5) 생명운동의 공감을 만들어가는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생명운동을 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이런 생명평화활동가 대회의 의미와 계기를 잘 발전시켜야 한다. 이번 대회가 소통과 만남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후에는 생명운동의 비젼을 만들고 과제를 창출하는 계기로 만들어볼 필요가 있다. 생명운동이 지향하는 목적과 실천방향에 대한 구체화와 함께 좀더 넓은 영역의 활동가들이 이런 대회를 통해 상상력을 자극받고 연대할 수 있는 계기를 형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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