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봉은 민중당 후보로 원주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했던 사회운동가다. 현재는 민예총 강원도 지부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기봉에게 장일순이 말했다.
“같이 좀 걷자.”
봉천내 둑길을 같이 걷자는 것이었다. 이미 밤이 깊은 시각이었다. 둑길에는 인적이 없었다. 어느 만큼 가다가 장일순이 말했다.
“너도 오줌 마렵지. 같이 오줌 누고 가자.”
두 사람은 둑방에 나란히 서서 일을 보았다. 멀리 치악산이 바라다 보였다. 장일순이 물었다.
“너, 저 산 이름이 뭔지 아니?”
원주 사람이 어찌 치악산을 모르랴! 그렇다면 원래 이름을 장일순은 묻고 있으렸다!
“적악산 이야기를 하시려는 겁니까?”
치악산의 원래 이름은 적악산赤岳山이다. 그런데 왜 붉은 적자를 썼을까? 한글로 풀면 붉은 산이 되는데 그 까닭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가을 단풍에 있다. 치악산에는 주로 활엽수들이 자라는데, 거기에 가을이 되면 마치 불타듯 붉게 단풍이 들어 적악산이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그것이 꿩에 얽힌 전설을 따라 꿩 치라는 글자를 써서 치악산이 된 것이다.
“아니다, 저 산은 모월산이다.”
김기봉이 물었다.
“모월산이라니요, 어미 모母---?”
평소에 장일순은 자주 어머니를 예로 들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얘기해온 터라 어미 모까지는 짐작이 갔다.
“그래, 어미 모에 달 월月의 모월산.”
“어미 모에 달 월!”
“그래, 모월산.”
“어머니와 달의 산!”
장일순은 김기봉에게 어머니처럼 사람을 대해야 함을 늘 강조했다. 그 날도 같은 내용이었다.
“원주에 오는 사람은 누구나 어머니처럼 대접을 해야 해. 모두 배불리 잡수시고, 편히 주무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거야. 그런 눈길로 원주를 보며 살자는 거야. 어머니가 제 자식 생각하듯 말이야.”
장일순은 치악산이란 이름을 모월산으로 바꾸고 싶어 한 동안 그 일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알아보기도 했고, 한 때 모월산인母月山人이라는 호를 쓰기도 했다 한다.
그런데 장일순은 왜 치악산을 모월산이라 부르고 싶었을까? 원주에서 서예실을 운영하고 있는 심상덕의 말을 들어보자.
“선생님은 늘 말씀하셨어요. ‘앞에 나서지 마라. 앞에서는 안 보인다. 한 발 물러서면 넓다.’ 남에게만 그렇게 말한 게 아니라 당신이 몸소 그렇게 사셨지요.
또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날 아는 사람이 한 사람 생기면 그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적어진다.’고. 선생님은 그렇게 앞에 나서기를, 자기 이름 내기를 꺼리셨어요.”
말하자면 그런 처신이 곧 모월의 세계라는 뜻이었다.
한편 최병하는 이렇게 말했다.
“모월이란 가부장은 가라는 뜻이라고 봐도 돼. 가부장적 사고를 버리고 어머니 품 같은 자세로 살자는 거야. 어머니는 참 대단하지 않아. 임금도 안고, 남편도 안고, 자식도 안고----- 그 안에 세상이 다 안긴단 말이야. 그것이 선생님이 말씀하신 모母였어요.
월, 곧 달은 칠흑같이 어두운 세상에서 길 안내를 하는 존재지. 술에 취한 놈이든 도둑놈이든 가림이 없지. 남녀노소 가림이 없어요.
이 두 가지가 합쳐서 모월이야. 이 모월에 들어오면 나갈 수가 없어. 편안하니까, 신나니까. 그런 원주를 만들자는 뜻이셨지.”
드라마 작가인 홍승연은 이렇게 그 때를 회고한다. 치악산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서 점심을 먹을 때였다 라고 한다. 장일순은 치악산을 보며 홍승연에게 말했다.
“저 산은 경상도 도둑놈도 품어주고, 지아비 잃은 충청도 아낙도 푸성귀 일구어 먹고살게끔 품어주는 그런 산이야. 다 품어주는 산이다 이 말이야."
그 때문일까? 홍승연에게 장일순은 ‘모월산 같으신 분’으로 남아 있다.
김기봉에게 장일순이 말했다.
“같이 좀 걷자.”
봉천내 둑길을 같이 걷자는 것이었다. 이미 밤이 깊은 시각이었다. 둑길에는 인적이 없었다. 어느 만큼 가다가 장일순이 말했다.
“너도 오줌 마렵지. 같이 오줌 누고 가자.”
두 사람은 둑방에 나란히 서서 일을 보았다. 멀리 치악산이 바라다 보였다. 장일순이 물었다.
“너, 저 산 이름이 뭔지 아니?”
원주 사람이 어찌 치악산을 모르랴! 그렇다면 원래 이름을 장일순은 묻고 있으렸다!
“적악산 이야기를 하시려는 겁니까?”
치악산의 원래 이름은 적악산赤岳山이다. 그런데 왜 붉은 적자를 썼을까? 한글로 풀면 붉은 산이 되는데 그 까닭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가을 단풍에 있다. 치악산에는 주로 활엽수들이 자라는데, 거기에 가을이 되면 마치 불타듯 붉게 단풍이 들어 적악산이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그것이 꿩에 얽힌 전설을 따라 꿩 치라는 글자를 써서 치악산이 된 것이다.
“아니다, 저 산은 모월산이다.”
김기봉이 물었다.
“모월산이라니요, 어미 모母---?”
평소에 장일순은 자주 어머니를 예로 들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얘기해온 터라 어미 모까지는 짐작이 갔다.
“그래, 어미 모에 달 월月의 모월산.”
“어미 모에 달 월!”
“그래, 모월산.”
“어머니와 달의 산!”
장일순은 김기봉에게 어머니처럼 사람을 대해야 함을 늘 강조했다. 그 날도 같은 내용이었다.
“원주에 오는 사람은 누구나 어머니처럼 대접을 해야 해. 모두 배불리 잡수시고, 편히 주무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거야. 그런 눈길로 원주를 보며 살자는 거야. 어머니가 제 자식 생각하듯 말이야.”
장일순은 치악산이란 이름을 모월산으로 바꾸고 싶어 한 동안 그 일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알아보기도 했고, 한 때 모월산인母月山人이라는 호를 쓰기도 했다 한다.
그런데 장일순은 왜 치악산을 모월산이라 부르고 싶었을까? 원주에서 서예실을 운영하고 있는 심상덕의 말을 들어보자.
“선생님은 늘 말씀하셨어요. ‘앞에 나서지 마라. 앞에서는 안 보인다. 한 발 물러서면 넓다.’ 남에게만 그렇게 말한 게 아니라 당신이 몸소 그렇게 사셨지요.
또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날 아는 사람이 한 사람 생기면 그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적어진다.’고. 선생님은 그렇게 앞에 나서기를, 자기 이름 내기를 꺼리셨어요.”
말하자면 그런 처신이 곧 모월의 세계라는 뜻이었다.
한편 최병하는 이렇게 말했다.
“모월이란 가부장은 가라는 뜻이라고 봐도 돼. 가부장적 사고를 버리고 어머니 품 같은 자세로 살자는 거야. 어머니는 참 대단하지 않아. 임금도 안고, 남편도 안고, 자식도 안고----- 그 안에 세상이 다 안긴단 말이야. 그것이 선생님이 말씀하신 모母였어요.
월, 곧 달은 칠흑같이 어두운 세상에서 길 안내를 하는 존재지. 술에 취한 놈이든 도둑놈이든 가림이 없지. 남녀노소 가림이 없어요.
이 두 가지가 합쳐서 모월이야. 이 모월에 들어오면 나갈 수가 없어. 편안하니까, 신나니까. 그런 원주를 만들자는 뜻이셨지.”
드라마 작가인 홍승연은 이렇게 그 때를 회고한다. 치악산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서 점심을 먹을 때였다 라고 한다. 장일순은 치악산을 보며 홍승연에게 말했다.
“저 산은 경상도 도둑놈도 품어주고, 지아비 잃은 충청도 아낙도 푸성귀 일구어 먹고살게끔 품어주는 그런 산이야. 다 품어주는 산이다 이 말이야."
그 때문일까? 홍승연에게 장일순은 ‘모월산 같으신 분’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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