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자를 함께 읽던 어느 날, 작은 메모지에 ‘개문류하開門流下’라 쓰시고, ‘밑바닥 놈들과 어울려야 개인도 집단도 오류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문을 활짝 열고 아래로 흘러간다. 이 자세야말로 선생님께서 당신의 삶으로 우리에게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신 참사람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것으로 끝이었을까? 아니다.
“이어서 뒷면에 “하심모경시수도인청정심下心慕敬是修道人淸淨心”이라 써 주셨습니다.”
무슨 뜻일까? 자신을 낮추고 남을 공경하고 높이는 것이 곧 수도인의 바른 마음이라!
장일순은 자주 그와 비슷한 말을 했다.
“할 수만 있으면 아래로 아래로 자꾸 내려가야 해. 한 순간이라도 하심을 놓치면 안 돼.
야운조사野雲祖師의 시에 이런 게 있다네.
너와 나 사이의 산이 무너지는 곳에서
허튼 짓만 하지 않으면 도는 스스로 높아진다
자기를 한사코 낮추는 자에게는
온갖 복이 절로 굴러 들어오리니
꼭 그렇다네. 잠시라도 모가지를 세우는 일이 없어야 돼.”
- <좁쌀 한 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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