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우주적 각성과 가까운 먹을거리
Think Cosmic, Eat Local !

 이근행 (모심과살림연구소 사무국장)


Think Global, Act Local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확대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이 요구되면서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Think Globally, Act Locally 또는 Think Global, Act Local)’는 슬로건이 널리 퍼졌다. 우리 사회에서는 1992년 리우 환경회의를 전후해서 환경운동이 시민사회에 뿌리내리기 시작하며 회자되기 시작한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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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말의 시초에 대해서는 환경운동가 David Brower가 ‘지구의 벗’을 설립하며 쓰기 시작했다고도 하는데, 환경위기가 국제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1970년대부터 활용되고 있었다. 도시계획분야에서는 그 이전부터 전체 환경과 삶의 공간에 대한 조화를 고민하며 제기된 적이 있는 관점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세계화를 주도하는 19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부터는 다국적기업들이 지구적 차원의 돈벌이 확장을 위해 지역을 공략하는 경영 전략으로 활용되어 왔다.

생태, 빈곤, 에너지 등 지구적 차원의 과제들은 풀뿌리지역사회의 새로운 실험과 작은 실천들로부터 극복될 수 있다는 이 메시지가 지구적 차원으로 자본의 흐름을 자유로이 하고, 지역 차원에서 신용을 뻥튀기하고 이윤을 빼내야만 확대재생산이 가능한 자본의 실천과제로 전도된 것이다. 이 시기 개인과 풀뿌리의 행동보다는 자본의 행동이 더욱 절박했던 모양이다.

에너지와 식량 등 기초자원의 독점과 불균형이 심화되고 기후변화의 위협이 코앞에 닥치고 있다. 연료ㆍ곡물 가격의 폭등과 끊이지 않는 자원전쟁을 경험하며 석유에 의존한 지구적 먹을거리 체계의 대안으로 지역 먹을거리의 생산과 소비에 대한 절실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지역 차원의 행동 과제로 가장 본질적인 먹는 문제가 핵심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Think Global, Eat Local

  이 시대에 우리가 먹고 사는 것은 전지구적인 빈곤, 에너지와 물 문제, 생태발자국이나 온난화가스, 쓰레기 문제 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대안적인 먹을거리 체계로 전환하는 길목에 생협, 농민장터, 채소꾸러미 등 지역사회지원농업(CSA) 방식과 주말농장, 마을공동텃밭, 학교텃밭, 옥상 텃밭상자 등 도시농업적 접근 방식 등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화석연료에 의존하여 마냥 멀어진 먹을거리 생산과 소비 사이의 물리적(시간ㆍ공간) 거리와 사회적 관계를 좁히고 정상화하자는 것이다. 가까운 먹을거리 체계는 건강과 환경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경제와 교육, 문화, 복지활동 등과도 맞물려 활성화할 수 있다. 그리하여 새롭게 제기되는 슬로건으로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가까운 먹을거리를 먹자(Think Global, Eat Local)’는 글귀가 널리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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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를 비롯한 일상이 그러하니 이미 지구를 무대로 생각하는 일은 쉬운 세상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간에 대한 표면적인 인식만 그러할 뿐 내가 먹는 밥 한 끼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져 오는지를 더욱 알 수 없고,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가까운 먹을거리를 먹자는 슬로건은 지역으로부터의 행동 가운데 가장 본질적이고 구체적인 과제이기에 전환의 슬로건으로도 매력이 느껴진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어떨까? 가까운 먹을거리를 실천하는 활동을 통해 현실에 대한 인식과 각성은 더욱 넓고 깊어지는 슬로건으로. ‘우주적 생명을 각성하고, 가까운 먹을거리를 먹자(Think Cosmic, Eat Local)!’



Think Cosmic, Eat Local !

  ‘한 그릇의 밥’은 우주의 열매요 자연의 젖이라는 해월 최시형의 ‘식일완 만사지(食一碗 萬事知)’를 떠올린다면 지구적 사고를 통해 가까운 먹을거리에 이를 뿐 아니라, 가까운 먹을거리를 실천하는 가운데 지구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 생명에 대한 우주적 각성에 이를 수 있지 않을까?

곧 내가 우주 생명을 내 안에 모시고 있으며, 모든 우주 생명이 협동하여 지어낸 또 다른 우주 생명인 밥을 내가 먹고 우주 생명을 기르는 것이다. 여기까지 가야 다음 세대들이 제대로 먹고 살지 않을까?

2010/05/06 16:51 2010/05/0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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