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유감, 조금은 불순한 상상


정규호 (모심과살림연구소 선임연구원)


남다른 의미로 다가 온 6.2 지방선거, 그러나

103년만의 기상이변으로 올 한해 농사가 어찌될 지 걱정이 태산인데, ‘바다’와 ‘강’, ‘땅’ 곳곳에서 사람과 가축, 뭇 생명들이 생죽임을 당하면서 사람들 마음이 여간 편치가 않다. 게다가 안팎으로 경제 상황도 불확실해서 안정되고 품위 있는 삶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간절한데 희망의 출구는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민심은 요동치고 있는데 현실 정치는 치유와 통합력을 보여주기 보다는 갈등과 분열로 상처만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들의 살림살이를 책임질 주민대표를 뽑는 지방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와 있다.

오는 6월 2일 치러질 제5대 지방선거는 여느 선거 때보다 그 의미가 남다르다. 우선 선거 규모 자체가 사상 최대로, 시도 광역단체장 16명, 시군구 기초단체장 228명, 광역의원 761명, 기초의원 2888명, 시도 교육감 16명, 교육의원 82명 등 우리들의 삶과 밀접한 지역 일꾼 총 3991명을 지역주민의 손으로 8개 투표용지를 통해 직접 선출하게 된다. 게다가 내용 면에서도 강을 살리고, 밥을 나누고, 민주주의를 부활시키는 것이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된 데다가,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함께 선출함으로써 처음으로 ‘교육’이 지역자치의 주요 과제로 다루어지게 진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분위기로는 선거를 맞는 유권자들의 마음에 설렘이 별로 없다. 또 다시 반복되는 그저 그런 선거에 별로 기대할 것도 없고, 해서 마음 한 켠에 답답함만 쌓여가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들의 발걸음이 바쁘고 이해득실을 따지는 정당 간 머리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유권자들 사이에는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다.


유감스러워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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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었지만 부동층과 무당파 층이 줄어들지 않고, 유권자 절반 정도는 투표에 불참할 것이라고 한다. 민주 사회에서 유권자들의 축제 마당이 되어야 할 선거가 이처럼 무관심 또는 의도적 외면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사회의 기초민주주의와 지역자치의 토대를 만들어가는 지방선거의 본래 의미를 가로막는 선거관련 법과 제도의 한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 현실 정치의 구조적 한계가 만들어 낸 지방정치의 왜곡 현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현실 정치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 증진’ 이라는 본래 목적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정치적 이해득실로 서로 경쟁하고 갈등하면서 그 부담을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권력 정치’, 직업 정치인들이 정치 과정을 독점하여 시민들을 구경꾼, 들러리로 만드는 ‘엘리트 정치’, 기득권 집단의 조직화 된 이해관계가 과잉대표 되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배제 하는 ‘특권 정치’가 지배하는 것이 지금의 모습이며, 이것이 지방선거의 본래 의미와 역할을 왜곡시키고 있다. 지방선거가 지역 주민의 생활권인 지역을 중심으로 자립과 자치를 실현해 나가는데 있어 의미 있는 기회와 조건을 마련해 주어야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그동안 지방선거는 지역 유권자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중앙권력의 쟁탈전 또는 대리전의 무대가 되어 왔으며, 선거 결과 또한 단체장이 소속한 특정 정당이 지방의회의 과반수이상 의석을 점유한 상태여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었다.

단적인 예로 수도권 경우 광역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의 90% 이상을 특정 정당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다 시민들의 일반 상식에도 못 미치는 정치인들의 각종 비리와 부패 사건은 지방정치에 대한 실망을 넘어 불신을 가중시켜 왔다. 민선 4기 기초자치단체장 23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10명(47.8%)이 각종 비리와 위법 혐의로 기소된 것은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방정치, 지방선거가 보여준 이런 유감스러운 모습은 결국 절반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보이콧 하는 사태를 만들어 냈다. 선거 때마다 유권자들이 가진 가장 신성한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권을 행사하라고 강변해 왔지만 유권자 사이에서는 “정치는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다”, “어차피 내가 투표한다고 나아질게 없다”는 인식들이 팽배해 있다.

이번 6.2 지방선거를 맞는 유권자들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심판론’과 ‘안정론’을 내세운 두 집단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지만 자기 성찰과 반성이 없는 요란한 목소리들에 유권자들은 감동은커녕 피곤하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예전처럼 또 다시 ‘바람’의 정치를 도모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노골화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천안함 사태를 빌미로 인한 ‘북풍’(北風)을, 다른 한쪽에서는 전직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노풍’(盧風)을 일으켜 유권자들의 표를 쓸어 담으려 하고 있다...  더보기를 누르시면 전체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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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31 16:57 2010/05/3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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